박웅 "원로 배우들 축제 '늘푸른연극제' 지속됐으면"
뉴시스
2022.02.09 17:44
수정 : 2022.02.09 17:44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여섯 번째 시즌 '그래도, 봄' 17일 개막
정욱·손숙·주호성 등 참여 4편 공연
6회까지 많은 작품을 올렸고 7, 8회에 이어 앞으로도 연극제가 지속하길 바랍니다."(제작사 스튜디오 반 이강선 대표)
'그래도, 봄'을 기다린다. 연극계 원로 거장들의 연극제 '늘푸른연극제'가 오는 17일 여섯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따스한 '봄'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네 편의 공연을 선보인다.
연극제 운영위원인 배우 박웅은 9일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인들의 말년에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이런 행사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고맙고 바람직한 일"이라며 "연극제가 지속해서 공연예술계에 존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제에는 '물리학자들', '몽땅 털어놉시다', '건널목 삽화',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 네 편이 무대에 오른다. 작품마다 동시대적 가치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원로 연극인들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을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묵직한 메시지를 그려낸다.
극단 춘추는 '물리학자들'을 선보인다. 스위스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희곡 '물리학자들'을 원작으로, 냉전시대 천재 물리학자와 그에게 정보를 캐내기 위해 잠입한 두 명의 물리학자의 신경전을 그려낸다. 극 속 인물 간 대립을 통해 과학이 발달한 사회 속에서 가치 중립과 사회적 책임을 말한다.
최근 이순재, 오영수 등 원로 배우들의 연극 무대가 잇따라 주목받고 있는데 대해서도 "좋은 현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무대에 설 수 있는 자기 관리가 돼 있고, 살아갈 무대를 찾아가는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나 동기보단 배우 스스로 열정을 갖고 뛰어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충북 연극계를 이끌어온 극단 시민극장은 고(故) 장남수 연출을 기리는 추모 공연 '몽땅 털어놉시다'를 올린다. 고인의 절친인 배우이자 연출가 주호성이 연출을 맡았고, 고인의 아들 장경민이 제작감독으로 나섰다. 아들 봉구와 아버지 영팔이 떠난 여행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과 진실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윤문식, 양재성 등 12명의 원로 연극인들이 출연한다.
주호성은 "대학 친구였던 장 연출은 기자 활동을 하면서도 일생을 바쳐 끈질기게 연극에 매달려왔다. 그가 존경했고 저희 교수님이었던 극작가 고(故) 이근삼 선생님이 했던 이 작품으로 생전에 '늘푸른연극제'를 하겠다고 했었다. 자신이 연출하고 제게 예술감독을 해달라고 했었는데, 작고한 친구와 선생님을 위한 추모공연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마임과 사이코드라마를 한국에 소개하고 최초로 극단 전용 소극장을 만들었던 방태수 연출의 '건널목 삽화'에는 국내 대표 마임계의 대가 유진규와 기주봉이 출연한다. 기차 건널목에서 두 사내가 털어놓는 그늘진 과거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작품은 1972년 단막을 2021년 장막으로 각색했다.
50년 전, 20살에 이 작품으로 연극에 데뷔한 배우 유진규는 "현대 연극에 새로운 모습을 제안한 희곡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당시 대사 중심의 연극에서 움직임 중심으로 보여주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며 "50년 전에 했던 역할을 다시 하는데, 나이가 중요친 않아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젊음과 늙음, 20대와 70대를 오가며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연출도 "말없는 연극을 해온 유진규 배우가 50년 만에 대사가 있는 연극에 다시 참여하게 됐다"며 "50년 전 소극장 연극이 어땠나, 그 이후 어떤 시험적인 연극이 있었나 하는 옛날의 흔적을 곁들어서 살펴보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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