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대형마트, 신선식품·특화매장 승부수
뉴시스
2022.02.17 14:21
수정 : 2022.02.17 14:21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홈플러스, 인천 간석점 '메가 푸드 마켓'으로 리뉴얼
롯데마트, 작년 '제타플렉스' 새 단장해 매출 42%↑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대형마트가 신선식품과 전문점 형태의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앞세워 잇따라 새 단장에 나섰다.
유통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편의점에도 밀린 만큼 체질 개선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포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2021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 매출에서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 비중이 15.7%로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15.9%)에 밀렸다.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매출 순위는 2019년까지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순이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백화점 매출이 꺾이고, 근거리 쇼핑 채널인 편의점 매출이 늘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순으로 재편됐다. 이후 지난해 백화점에서 명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1위로 올라서고, 대형마트는 편의점에 2위를 내준 것도 모자라 3위로 추락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지형이 뒤바뀐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편의점 업계가 근거리 쇼핑 채널의 장점을 살려 생필품과 와인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것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결과다. 반면 대형마트는 공산품 판매의 주도권을 온라인에 뺏긴 상황에서 월 2회 의무 휴업 규제와 새벽배송 시간 제한 등 규제에도 발목이 잡혔다.
벼랑 끝에 몰린 대형마트가 내민 카드는 신선식품 강화와 와인·리빙 등과 같은 특화 매장이다. 비식품 매장을 효율화하는 대신 프리미엄 전문점과 체험 콘텐츠를 확대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이끄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17일 '세상 모든 맛이 다 있다'를 콘셉트로 인천 간석점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간석점은 매장의 절반 이상을 먹거리에 할애하며 신석식품과 즉석식품, 간편식 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는 매장 입구부터 바꿨다. 나만의 커스텀 샐러드를 구매할 수 있는 즉석 샐러드 코너 '프레시 투 고'와 베이커리 '몽블랑제', 즉석식품 코너인 '푸드 투 고'를 전면에 배치했다. 신석식품 매장 중에선 축산 코너에서 큰 변화를 시도했다. 단순히 육류 상품을 진열하는 것을 넘어 '오더메이드 존'에서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줄어든 비식품 매장은 와인과 주방용품, 완구, 가전 등 고객 체험형 전문관으로 구성했다. '더 와인 셀러'에서는 프리미엄 와인부터 내추럴 와인, 포트와인 등 1200종의 와인을 선보인다. 키친웨어 코너에선 미국과 유럽의 인기 브랜드 40여개를 선보이고, 완구 매장도 체험형 전문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홈플러스 최초로 가점매장을 '일렉트로닉스 라운지'로 이름 붙이고, 체험 요소와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했다. 홈인테리어 코너에서는 DIY 상품과 조명용품을 늘렸다.
홈플러스는 메가 푸드 마켓을 연내 17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 달까지 인천 청라점, 송도점, 작전점, 인하점, 가좌점까지 리뉴얼 작업을 완료하며 인천을 메가 푸드 마켓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에선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월드컵점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한다.
롯데마트는 그간 진행해 왔던 점포 효율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공세를 전환해 미래형 매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12월 '롯데마트' 간판을 떼고 잠실점을 리뉴얼해 선보인 '제타플렉스(ZETTAPLEX)'가 대표적이다. 제타플렉스는 기존 점포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갖추며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 전문매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매장 1층 면적의 70%를 와인 전문점인 '보틀벙커'로 구성하고, 리빙전문점인 '룸바이홈 랩'을 통해 프리미엄 리빙 제품을 대폭 선보였다. 그 결과 제타플렉스는 오픈 후부터 지난 2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부진한 실적을 타개할 카드로 창고형 할인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철수 위기였던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맥스(Maxx)'로 바꾸고, 단독 상품 구성비를 현재 35%에서 50%까지 확대하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가 진출해 있지 않은 호남지역에서 시작해 2023년까지는 2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3사 중에 가장 먼저 리뉴얼을 진행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할인점 사업부 매출액이 11조8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기존점 신장률이 2.3%를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신장을 이어갔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매출 신장률도 14.5%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 취임 후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비식품 효율화 및 전문점 도입, 온·오프 통합 거점 점포화를 목표로 최근 2년간 28개점을 리뉴얼했다. 이는 전체 매장(138개)의 20%에 달한다. 대표적인 리뉴얼 매장인 서울 월계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0개점 이상의 매장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대형마트이 노하우가 많이 쌓여 있고, 와인과 리빙, 완구 등 킬러 카테고리형 매장 역시 오프라인보다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대형마트 3사가 지난해부터 공간 혁신하고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온라인에서 잘하는 것을 뺏어오는게 아니라 온라인에 비해 잘하는 것이 집중하자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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