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피난 열차서 아버지와 헤어지는 아이들…"엄마를 부탁해"
뉴시스
2022.02.28 11:12
수정 : 2022.02.28 11:12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기차역, 피난민과 저항군 입대 지원 남성으로 붐벼
교전 지역 벗어나는 열차 매진…피난 행렬 이어져
구호단체 "최대 500만 명 이상 피난민 발생 가능"
우크라이나 기차역에서 아이들을 피난 열차에 태우고 작별 인사를 마친 루슬란 글래드키(35)가 한 말이다.
글래드키는 열차가 출발하기 전 9살 아들 호데이를 기차에 태우고 눈물을 참으며 "엄마를 잘 부탁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기차역에는 어린아이들과 나이 든 피난민들로 가득찬 피난 열차와 저항군에 합류해 교전 지역으로 향하는 기차의 소란스러운 장면이 극명히 대조된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이 보도했다.
공습경보가 도시 전역을 메우자, 수천 명의 난민이 역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기차역에서는 교전 지역을 벗어나는 모든 좌석이 매진되면서 표를 구하기 위한 싸움도 벌어졌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수백 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약 17시간 동안 물·음식 등도 없이 만원 기차를 타고 폴란드로 향했으며,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열차에는 전의로 가득 찬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최전선으로 향하기 직전, 사랑하는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 가운데 수많은 아이가 아빠와 헤어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딸을 피난 열차에 태우고 전쟁 준비를 마친 세르게이 모터로프(42)는 "내 딸을 보호하기 위해 부모님께 맡겼고, 지금은 우크라이나 저항군에 합류하러 가는 중이다"라고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이었던 알렉세이 아니신(29)도 우크라이나 저항군에 자원 합류했다. 아니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마지막 숨이 끊어질 때까지 나라를 지킬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소리 높였다.
밀리에나 자쉬트니코바(21)는 남편이 저항군에 합류한 후 아들 막스(4)와 함께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로 피난을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는 외국행 열차는 매진돼, 오갈 곳 없는 수천 명의 사람 사이에서 아들과 함께 추위에 떨고 있었다.
밀리에나는 "우리는 모두 푸틴이 만든 악몽을 겪고 있다"며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을 설명하기에는 아이가 너무 어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오늘 밤 머물 곳도 없고 전쟁을 피할 방법도 없다"고 했다.
타니아 요코브척(30)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 두 살배기 아들 카라를 달래는데 진을 빼고 있다. 요코브척은 "아이와 함께 전쟁터를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곳에 왔지만, 더는 갈 곳이 없다"며 "기차표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키예프에서 폭발음을 들었을 때, 피난을 떠나야 함을 알았다"며 "평화로운 유럽 국가에서 지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국제 구호단체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위기를 촉발했으며, 이에 따라 최대 500만 명이 피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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