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 멈춰라" 세계 각국 거세지는 '러 보이콧' 물결
파이낸셜뉴스
2022.02.28 17:48
수정 : 2022.02.28 17:48기사원문
금융·항공·스포츠 등 전방위 확산
유럽 주요국, 러 주요 은행 대상
스위프트 국제 결제시스템 차단
러 항공기·선박, 유럽 운항 제재
30년 지기 英 BP도 관계 끊어
북미지역 러産 보드카 판매 중단
FIFA 국제축구경기 개최 불허에
국제유도연맹, 푸틴 명예직 박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전세계의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 유럽과 서방동맹국들은 금융, 항공·물류,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를 '유럽의 북한'으로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극한 반발로 '핵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전세계적인 러시아 보이콧 분위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7개국(G7)과 유럽의 주요국가들은 러시아 주요 은행의 해외송금 차단에 합의했다. 스위프트(SWIFT)라고 불리는 전 세계 은행간 통신 시스템에서 러시아 은행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스위프트는 국제 금융거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원활한 해외 송금에 필요하다. 각 은행에 스위프트 코드가 부여되며 이를 토대로 은행간 해외 자금이체가 이뤄진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운항제재도 대거 확산되고 있다. 일부 몇개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비행을 금지했거나 앞으로 금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경우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을 3개월 금지했다. 또한 북미 지역에선 캐나다가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운항 금지에 동참했다.
러시아 선박에 대한 억류도 시작됐다. 프랑스 해군은 러시아로 향하던 화물선을 영불해협에서 억류했다. 러시아 국기가 꽂힌 이 화물선은 자동차를 싣고 프랑스 루앙에서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다 억류돼 불로뉴쉬르메르 항구로 호송됐다. 이 화물선은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 제재의 표적이 된 회사에 속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P, 30년 활동 러시아와 관계 정리
영국 에너지 개발업체 B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 국영 석유개발업체 로스네프트의 지분 20%를 매각하면서 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했다.
CNN비즈니스는 이들이 이사회에서 같이 활동했던 이고르 세친 로스네프트 CEO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한 관계라고 전했다.
이번 로스네프트 지분 매각으로 BP는 오는 2025년이면 영업 이익이 당초 전망 보다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BP는 그동안 러시아 최대 외국인 투자자 중 하나로 지난 30여년간 현지에서 활동해왔다.
미국과 캐나다의 주류상과 술집에선 러시아산 보드카 판매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북미의 주류상이나 술집들이 보드카를 비롯한 러시아산 주류 판매를 중단하고 폐기까지 하고 있다.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의 한 주류상은 매장에 진열된 러시아산 보드카 100여병을 치우고 일부는 바닥에 쏟아부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주 주류통제당국이 보드카를 비롯한 러시아산 주류를 상점에서 치우도록 지시했다. 매니토바와 브리티시컬럼비아 등 캐나다의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유도 등도 스포츠 보이콧
스포츠 분야에서 러시아 보이콧도 확산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에서 국제 축구 경기를 개최할 수 없도록 하고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홈경기도 중립 장소에서 무관중으로 치르도록 했다.
FIFA는 또 앞으로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명칭도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 축구연맹(RFU)를 사용하고 러시아 국기 사용이나 국가 연주도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폴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러시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경기 출전을 거부한 이후 나왔다.
스웨덴과 체코 축구협회도 앞으로 장소와 상관없이 러시아와의 경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도 무기한 러시아와의 경기 출전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보다 앞서 유럽축구연맹(UEFA)은 올해 유럽 최강 축구 클럽 승자를 가리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장소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로 옮기기로 했다.
열렬한 유도 애호가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유도연맹으로 부터 명예총재 지위를 박탈되는 망신을 당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제 침공으로 전세계 유도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게 이유다.
또한 러시아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는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첼시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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