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5383억 매수… 개미, 현대차·기아 물타기 성공할까

파이낸셜뉴스       2022.03.06 19:26   수정 : 2022.03.06 19:26기사원문
현대차·기아 주가 6~7%대 하락
순매수 거래대금 3위·5위 올라
"실적 상승세… 주가 회복 촉매로"
'상저하고' 긍정적 전망도 나와

5383억원. 지난 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주 동안 개미(개인투자자)들이 현대차와 기아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이다. 하락세에도 순매수한 개미들의 기대해 부응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달 실적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턴어라운드의 시작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락할수록 물타기… 개미들의 '믿음 매수'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현대차 주가는 18만5000원에서 17만2500원으로 1만2500원(-6.75%), 기아는 7만8900원에서 7만3100원으로 5800원(-7.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개미들은 현대차의 주식을 2816억원, 기아의 주식을 2566억원 순매수했다. 2주 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순매수 거래대금으로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하락세에도 기대감을 갖고 '물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물타기는 매입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할 때 추가로 매수해 평균 매수가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2주 동안 개미들은 기아 주식을 매일 사들였다. 현대차에 대해서도 상승세를 보인 지난 달 21일과 이달 3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했다.

하락세가 강해질수록 개미들의 매수세도 강해졌다. 지난 달 24일 현대차가 4.16% 빠질 때, 개인투자자는 1102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날 기아 주가가 5.9% 하락했지만 개인투자자는 968억원을 순매수했다. 두 종목 모두 2% 이상 하락한 이달 2일에도 개미들은 각각 798억원, 754억원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가 현대·기아차를 집중 매수하는 이유는 주가가 단기간 빠르게 하락해 저가매수의 기회로 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기업은 모두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지난달 28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주의 주가가 많이 하락하면 '저가에 살 수 있는 기회'라는 학습 효과 때문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현대차와 기아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월부터 실적 회복"… 개미 빛 볼까

두 기업 모두 지난 달 실적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2월 글로벌 도매 판매는 약 30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다. 기아의 경우 같은 기간 4.7% 상승한 22만1152대를 팔았다. 미국에서의 합산 시장점유율(MS)도 10%대를 회복했다.

유지웅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대비 두 기업 모두 뚜렷한 판매 회복세가 확인된다"라며 "핵심 판매지역인 국내와 미국시장 모두 1월 대비 상승 흐름을 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던 증권가에서 2월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선 생산 보릿고개는 지나갔다는 판단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2월 도매 판매는 한국 공장 영업일 수가 3일 감소했으나 각각 전월 대비 7.8%, 3.7% 늘었다"며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으로 최대 2만대 생산 감소가 예상된지만 다른 공장에서 충분히 만회하며 판매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짚었다.

유지웅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은 최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주가 조정은 오히려 비중확대 시점으로 판단한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유 연구원은 "글로벌 판매 회복세는 주가 회복의 촉매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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