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운명의 한 주'…주총부터 노사협상까지
뉴시스
2022.03.14 11:59
수정 : 2022.03.14 11:59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16일 주총 앞둔 삼성전자…주가하락·GOS 논란
삼성전자 경계현 대표이사, 18일 노조와 간담회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 운명의 한 주가 밝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주주총회(주총)를 진행하고 18일 경계현 대표가 직접 노동조합과 만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총을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도체 업황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 논란이 터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
◆16일 53기 정기 주주총회…주가하락 어쩌나
삼성전자의 주가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간의 차이도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이사진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상태다.
삼성전자는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선임,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 감사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된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경영진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오전 11시 기준 '7만전자'도 수성하지 못하고 6만9900원까지 하락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12% 이상 하락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올 초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8만4000원(미래에셋증권)에서 12만원(대신증권)까지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79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대치를 높였으나 삼성전자의 주가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간의 차이는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적정주가)의 평균은 9만9208원이다. 목표주가 괴리율(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를 실제 주가로 나눈 값)은 42.75%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4월2일(42.86%)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506만6000명이다. 주식 투자 열풍에 1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사측에 부진한 주가에 대한 설명과 대책을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총장에서 GOS(특정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할 경우 강제로 스마트폰 성능이 저하되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과 관련한 경영진의 사과 등을 요구할 계획을 밝혔다. 노태문 사업부장이 사과를 포함한 직접 답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은 새로운 이사진 선임이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사 선임에 대거 반대표를 행사할 계획을 밝히며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동시에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및 감사위원 선임,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선임도 예정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주총에 앞서 주요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경계현 부문장과 박학규 사장의 신규 선임에 대해 국민연금은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선임 반대 이유를 밝혔다. 김한조·김종훈 후보에 대해서는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반대 사유를 설명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김준성 사외이사 후보와 김종훈 감사위원 후보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김준성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2011년 3월부터 2013년 초까지 삼성전자의 계열회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 전무)로 재직한 바 있다"며 독립성 훼손 우려를 들어 선임에 대한 반대를 권고했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8.53%로 제한된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이사 선임은 그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업계에서는 역대 최저 찬성률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안건이 가결되더라도 주주들의 최저 찬성률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 기업으로선 부담이 된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파업 갈림길…성과급 지급 기준 요구안도
한편 18일에는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권 보장을 요구하며 회사와 대립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를 달래기 위해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나선다.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파업 갈림길에 놓인 상황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벌이며 임금협상을 해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앞서 삼성전자 내 4개 노조는 2021년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대표이사와 노조 대표자 간의 직접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경 사장은주총에서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되면 해당 자리에 참석해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선 경 사장과 함께 인사 담당 임원 3명 내외, 노조 측에선 각 노조 위원장과 간사가 간담회에 참석한다. 노조는 이번 간담회에서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권 보장' 등 2가지 핵심 요구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급여체계와 관련해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재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고, 이외에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및 기본급 정액 인상 등의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휴식권과 관련해서는 유급휴일 5일 추가와 회사창립일·노조창립일 각 1일 유급화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노조 조합원은 전체 직원 약 11만명의 약 4%, 4500여 명 수준이다. 지난달 초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타협에 이르지 못해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노조는 노사 간담회 결과에 따라 향후 조합원 찬반 투표만 거치면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가 실제 파업을 결정할 경우 창사 1969년 이후 53년 만에 첫 파업이 발생한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임금협상을 진행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회사와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해 6월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2주 간의 파업 끝에 노조는 결국 회사가 정한 기존 임금인상률에 따르기로 하고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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