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전문 법관, 건설사서 인생 2막 엽니다”
파이낸셜뉴스
2022.03.21 18:30
수정 : 2022.03.21 19:01기사원문
전대규 전 회생법원 부장판사
미주제강 회생 44일만에 종결
쌍용차 회생 주심 맡았던 판사
법원 나와 호반건설서 새 둥지
그는 최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반적 로펌행이 아닌 일반기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창조적인 업무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23년의 법관 생활을 마감하며 후배 법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로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연구하는 판사가 되면 좋겠다"며 "판사라는 직업 특성상 사람 만나는 것을 자제하게 되지만 법원 밖 세상 일에도 관심을 갖고 시야를 넓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광주 진흥고를 거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4학년 때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199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쳤다.
법복을 입고는 판사로서 정해진 업무 외에도 외부 강연, 저술 활동 등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의 대표 저서인 '채무자회생법'은 회생, 파산과 관련해 바이블로 통한다.
전 부사장은 "당시 회생, 파산 관련 국내에 별다른 자료가 없어 미국, 독일, 일본 등 외국 서적을 참고하며 3년에 걸쳐 썼다"며 "창원 파산 부장판사 때 외부 강의 등을 모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서울회생법원 후배 판사는 물론 서초동 변호사들에게도 평판이 좋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회 무료 강연 뒤 변호사들 질문에 판례까지 찾아 일일이 조언해주는 사람으로 그를 기억했다.
그는 직전까지 쌍용차 회생사건에서 주심 판사를 담당했다. 과거 미주제강 회생을 국내 최단 기간(44일)에 졸업시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통 일반적인 기업회생 사건은 빨라도 수년 이상 소요된다.
그가 새 둥지를 튼 호반건설은 동향 출신인 김상열 회장이 1989년 광주에서 창업했다. 지난 2017년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리조트, 금거래소, 청과, 벤처투자, 언론사 등 계열사도 보유 중이다. 전 부사장의 역할도 단순 법률자문을 넘어 인수합병(M&A), 공정거래, 조세 등 다방면이 될 예정이다.
전 부사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것과 관련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공정위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지정자료 제출이 누락된 것은 고의가 아닌 업무 담당자의 단순 실수로 거리가 먼 친족의 계열사 주식 현황까지 모두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신고 누락된 회사의 지분은 김상열 회장이 1주도 갖고 있지 않은 회사로, 친인척이 가지고 있는 모든 회사의 지분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며 "공정거래법상 지정자료 제출 건은 헌법상 친족행위 처벌 금지, 연좌제 금지 등 법률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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