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통상교섭권 갈등, 한국형 USTR 신설은 어떤가
파이낸셜뉴스
2022.03.30 18:30
수정 : 2022.03.30 18:30기사원문
정권 바뀔 때마다 되풀이
전담기구 설치 검토할 만
통상 조직개편은 현재 대통령직인수위가 고심 중인 사안이다. 인수위는 전체적인 정부 조직개편 논의와 함께 이 문제를 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중 패권 다툼, 격해진 보호무역 등 엄혹한 글로벌 정세 속에서 통상조직 개편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 왔다. 지난해 요소수 부족 사태, 배터리 원자재 공급난 등을 겪으며 정부의 통상외교 능력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현 통상교섭본부는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외무부에서 재편된 외교통상부 산하 장관급 부서로 출발했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때 통상기능이 산업부로 넘어갔고, 책임자 직급은 차관보급으로 내려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상차관보를 차관급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격상했으나 후보 시절 공약과는 달리 조직을 외교부로 옮기진 않았다.
이번 기회에 통상교섭의 모델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1962년 미국 의회는 대통령이 무역협상에 대한 특별대표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특별법에 의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설된 조직이 바로 USTR이다. 기능은 계속 확대돼 지금은 통상교섭은 물론 대내외 투자 등을 총괄하는 막강한 기구가 됐다. USTR은 산업을 담당하는 상무부, 자원을 담당하는 에너지부와 기능이 분리된 독립조직이다.
현재 USTR은 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오직 통상 관련 업무만 맡는다. 이 덕에 수십년 한우물을 판 전문 베테랑이 수두룩하다. 여러 해 특정국가와 벌이는 분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현 수장인 캐서린 타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각료회의에 장관급 고정멤버로 참여한다. 타 부서와 협업이 안 될 수가 없는 구조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글로벌 통상전쟁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자원무기화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통상 파고가 거세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상교섭권을 산업부가 갖느냐 외교부가 갖느냐를 두고 소모전을 벌이는 상황이 안타깝다. 이참에 새 정부가 한국형 USTR 설립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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