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희 "'신사와 아가씨' 통해 성장…배우 인생 터닝포인트 됐죠"②
뉴스1
2022.04.01 07:02
수정 : 2022.04.01 07:02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27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연출 신창석, 극본 김사경)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신사' 이영국(지현우 분)과 흙수저 '아가씨' 박단단(이세희 분)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영국과 박단단이 14살이라는 나이 차이와 '애셋대디', '흙수저'라는 조건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이세희는 '신사와 아가씨'에서 '아가씨' 박단단을 연기했다.
박단단은 어떤 시련이 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오뚝이' 같은 성격을 가진 인물. 박단단은 이영국 회장의 집에 입주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수많은 일을 겪게 되고, 이를 통해 성장해간다. 이세희는 귀엽고 명랑한 박단단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였다. 덕분에 시청자들 역시 박단단에게 몰입, 캐릭터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이세희에게 '신사와 아가씨'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그는 다른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다가 제작진의 눈에 들어 주연으로 파격 발탁됐다. 무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일이었다. 너무 큰 기회를 만난 이세희는 촬영을 위해 현장에 나갈 때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이후 촬영을 하면서는 강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꼈다. 이에 '누가 되지 말자'는 말을 되뇌며 끝까지 촬영을 마쳤다.
무사히 촬영을 마치기까지는 '신사와 아가씨' 팀의 도움도 컸다. 동료 배우들은 신인인 이세희에게 팁을 하나라도 더 주려하고 따뜻한 말도 듬뿍 건넸다고. 덕분에 이세희는 다방면에서 성장하며 드라마를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신사와 아가씨'가 본인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첫 주연작을 무사히 마친 이세희는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욕심 많은 배우 이세희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신사와 아가씨'가 30% 후반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이 작품으로 '2021 KBS 연기대상' 신인상도 받았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어 뿌듯했겠다.
▶열심히 한 만큼 시청률이 오른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었고 좋았다. 식당에 가면 이모님들도 반찬을 더 주시고, 친구 어머님들께서도 사인 요청을 하시더라.(웃음) 또 지난 연말에는 생애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처음 가봐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는데, 상까지 주시니 감사했다.
-대선배들이 많은 현장 아니었나. 어렵진 않았나.
▶'신사와 아가씨'는 스튜디오 녹화날에 여배우들이 대기실을 같이 쓰는 시스템이었다. 아무래도 선배님들과 오전부터 밤까지 함께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기우'였다. 차화연 선생님은 농담을 많이 해주시고, 김영옥 선생님도 후배들 편하라고 오히려 배려해주셨다. 이휘향 선생님은 뵐 때마다 따뜻한 말씀을 해주시고, 오현경 선배님은 타지에서 고생하면 지치고 힘들다면서 소고기도 보내주시고 했다. 정말 눈물 나게 감사했다. 가연 선배님은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오셔서 저희들에게 다 나눠주고 그랬다. 연기를 할 때도 하나라도 더 조언해주려고 하시고… 이제 '신사와 아가씨' 여자 대기실에 갈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이종원 선배님도 촬영을 할 때 '츤데레'처럼 '이렇게 하면 좋다'라고 한 마디씩 해주셨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있었지만 정말 사람들이 좋아서 일할 때 행복했다.
-배우들과 친해져서 여행도 함께 다녀왔다고.
▶촬영을 마치고 이일화 선배님, 김가연 선배님, 윤지숙 선배님, 박하나 선배님, 윤진이 선배님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가서 언니들한테 잘 보여야지' 했는데 언니들이 나를 챙겨주시느라 바빴다.(웃음) 너무 좋고 즐거웠다.
-극에서는 박하나와 연적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사이가 너무 좋았다던데.
▶언니는 정말 너무 좋은 사람이다. 드라마 촬영 초반에 머리카락이 너무 가라앉아서 헤어 담당 스태프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하나 언니가 드라이기를 한 번 써보라면서 주셔서 고민을 한 번에 해결했다. 한우도 선물해주고. 한 번은 언니에게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냐'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언니가 신인 때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도 그땐 어떻게 할지 몰랐다고, 너는 아쉽지 말라고 말해주더라. 감사했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며 고충은 없었나.
▶고충이라기보다는 회식 한 번 못했던 게 아쉽다. 또 내가 촬영 막바지에 코로나19에 걸렸었는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결방을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신사와 아가씨'를 통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지.
▶성장했다. 동선이나 카메라 위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연기를 할 때도 어떻게 하면 감정 교류를 더 진하게 할 수 있는지를 터득했다.
-'신사와 아가씨'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내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 캐스팅됐을 때 내 운을 다 쓴 느낌이다. 이제 실력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지난해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유기견 입양 일화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아지 두 마리,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원래는 동물을 키울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어서.(웃음) 그런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유행사'(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이라는 곳이 있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사람들이 유기견을 보러 와서 입양을 고민하는 거다. 그땐 내가 일이 없어서 시간도 많았으니까 임보(임시 보호)하면 되겠다 싶어서 한 마리 데려오게 됐다. 그러다 정이 들어서 임보에 실패한 거지.(미소) 그렇게 입양을 하게 됐다. 이후에 한 마리 더 데려오는 건 내가 감당할 수 있겠다 싶어서 입양했다. 고양이는 길거리에서 만났다. 어떤 고깃집을 지나가는데 새끼 고양이가 식당 안에 들어갔는지 아저씨가 발로 차면서 내보내더라. 얘가 어디로 갈까, 어미는 어디 있을까 싶어 한 시간을 쫓아다녔는데, 아무도 없었다. 얘도 중성화 수술할 때까지만 데리고 있자 하다가 또 입양했다. 쉴 때는 이 친구들 보는 게 내 낙이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너무 바쁠 때는 언니가 와서 얘들을 돌봐줘 고맙다.
-배우 원진아와 같은 천안여고 댄스동아리 출신이라고 들었다. 친분이 있나.
▶언니와는 같이 밥 먹으면서 춤 연습을 하던 사이라 친분이 있다. 학생 때 연습을 하고 있으면 언니가 모카빵과 생크림을 사주시곤 했다. 동아리 이름이 '위비'인데, 이번 드라마에 들어가게 됐을 때도 '위비가 선방한다'라며 축하해줬다.
-롤모델이 있다면.
▶서현진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선배님 작품은 다섯 번 이상씩 봤을 정도다. 다양한 캐릭터를 그만의 색으로 표현하는 게 너무 멋있어서 닮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를 들려달라.
▶뚜렷한 목표가 없다. 계획대로 흘러가는 게 없더라. 자전거를 탈 때도 그냥 나만의 속도로 가는 걸 좋아한다. 사극에는 꼭 한 번 도전하고 싶다.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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