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에 직언한 A직원 "부회장님, 삼성전자 1등 아닙니다. 인정하십니까?"
파이낸셜뉴스
2022.04.01 16:38
수정 : 2022.04.01 16:38기사원문
한종희 첫 사내 미팅행사서 주니어 직원 직설
한 부회장 "100% 공감, 기다려달라"
GOS, 코로나19 근무 관련 생각도 밝혀
"앞으로 부회장 대신 'JH'로 불러달라" 주문도
[파이낸셜뉴스] "2030에게 삼성은 1순위가 아닙니다. 인정하십니까?" (삼성전자 주니어레벨 A직원)
"100% 공감합니다.
계급장 떼고 붙은 부회장 vs 직원
1일 삼성전자에서는 주니어 직급의 직원과 한 기기경험(DX) 부문장(대표이사 부회장) 간 질의응답 내용이 하루종일 사내망을 달궜다.
이날 오전 한 부회장은 경기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DX 커넥트(CONNECT)'이란 이름의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특히 완제품(세트) 부문 통합 이후 한 부회장이 주재한 첫 타운홀 미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행사는 영상디스플레이(VD), 모바일(MX), 생활가전(DA), 네트워크, 의료기기 등 DX 부문 산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등을 감안해 일부 임직원만 현장에 모였고, 온라인으로 사내에 생중계됐다.
이날의 백미는 이른바 '노란형'이란 별명을 얻은 삼성전자 주니어 A직원과 한 부회장의 질의응답 장면이었다. 현장에 참석한 A직원이 노란색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이 그를 '노란형'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A직원은 "2030들에게 삼성전자는 1순위가 아니다. 삼성에 비해 훨씬 좋은 보상과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가 많아졌다. 더 이상 취업시장에서 삼성은 선호받는 직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존 인력들도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며 "조직문화, 보상, 임금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한 부회장님은 이것을 인지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고민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맞다. 질문에 100% 공감한다"면서 "다만 거대한 배가 방향을 틀기에는 힘들다. (회사의 제도 등)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은 인정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은 "노사 임금협상이 늦어져 안타깝다"며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대기업이 임금 인상을 결정하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후 삼성전자 사내망에선 '노란형'에 대한 응원의 글이 빗발쳤다. 가뜩이나 보상과 처우 등 민감한 문제로 노사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파장이 거셌다. 대체로 "속 시원하다" "용기 있다"는 취지의 공감 글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GOS는 공급자 마인드 문제"
한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갖가지 논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생각을 밝혔다.
갤럭시 S22 강제성능 저하 논란을 일으킨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에 대해 한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미 사과했고, 정면돌파했다"며 "GOS 사태는 스마트폰(MX) 사업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공급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일해 온 기업문화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선 "재택근무 확대를 지속하고, 공유오피스 등을 통한 근무환경 개선으로 임직원 업무몰입과 성과 창출을 높이겠다"고 그는 전했다. 매일 한차례 직원들이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출해야 했던 코로나 문진 앱도 즉시 없애겠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앞으로 'DX 커넥트'을 정기적으로 열고 소규모 간담회도 자주 실시할 것"이라며 임직원 소통 강화를 예고했다. 이밖에 한 부회장은 '부회장'이란 호칭이 직원들과 거리감을 만들고 있다며 본인 이름의 이니셜을 따 '"JH'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경계현 반도체부품(DS) 부회장(대표이사 사장)도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직원들에게 '사장' 직함 대신 'KH'로 불러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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