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항전 중인데"…푸틴은 왜 마리우폴 '조기 승리 선언' 했나
뉴시스
2022.04.22 17:14
수정 : 2022.04.22 17:14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러, 동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에 조기 승리 선언
美 "점령 성공 러 주장은 허위…우크라 방어 중"
북부 철수, 모스크바함 격침 등이 러군 약점 보여줘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략적 요충지 마리우폴에 대해 조기 승리 선언을 한 배경에 자국민에게 승리를 보여주고 싶은 푸틴의 열망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마리우폴 최후의 격전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 관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총공격 대신 봉쇄를 지시했다.
쇼이구 장관은 아조우스탈에 현재 우크라이나군 2000여명이 남아 있다며, 사실상 제철소를 점령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마리우폴을 해방시키는 군사적 임무를 완수하는 건 위대한 업적"이라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조우스탈 내부에서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이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며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 마리우폴을 전면 함락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마리우폴 점령에 성공했다는 러시아 주장은 허위라며,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영토를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 통로로, 마리우폴을 완전 점령할 경우 동부 장악이라는 러시아군 목표 달성이 용이해진다.
우크라이나에도 쉽게 항복할 수 없는 결전지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인 아조우 연대의 본거지로, 아조우 연대는 아조우스탈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는 병력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달 가까이 마리우폴 점령을 시도했지만, 대대적인 공세로 주민 최소 2만명이 사망하고 75%가량이 탈출했음에도 아직 전면 함락에 성공하지 못했다.
러시아가 키이우 점령이라는 초기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등 잇따라 부진을 보이자, 자국민에게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푸틴으로 하여금 조기 승리 선언을 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최신 정보 보고를 통해 러시아군이 오는 5월 9일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전까지 승리를 선언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우크라이나 영토를 획득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취재진에게 "마리우폴에서 평화로운 삶을 시작하고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겼다"며 신속하게 의미를 부여한 것도 대내적으로 성과를 포장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조우스탈이 마리우폴 생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독립된 시설이라며, 제철소 내 우크라이나군의 항전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푸틴이 이날 "우리 병사들과 장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걸 생각할 때"라며 자신을 이성적·인간적 지도자를 묘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NYT는 "푸틴의 성명에는 전쟁 차질과 실패를 자국민들에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푸틴의 잠재적 신뢰도 문제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군 흑해 함대 기함 모스크바함 피격 이후 온라인에서 실종자 정보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푸틴이 조기 승리 선언에 매달리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북부 철수와 모스크바함 격침, 마리우폴 유혈 사태가 러시아군의 체계적 약점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다만 마리우폴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더 큰 피해로 남을 전망이다. 민간인 사망자가 대거 발생했으며, 주요 기반 시설은 대부분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최대 수출 기반 기업들과 병원, 극장, 학교, 주택 등도 모두 잔해만 남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직 대피하지 못한 마리우폴 시민에게 사과하며, 기회가 있는 한 구출에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hey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