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스타 성장주들, 약세장 진입..."10년 호황 끝났다"
파이낸셜뉴스
2022.05.01 07:13
수정 : 2022.05.01 1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팬데믹 기간 주식시장 상승세 동력 역할을 했던 성장주들, 대형 기술주들이 약세장에 진입했다. 약세장은 이전 최고치에 비해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경우를 말한다.
■ 성장주, 전고점 대비 22% 폭락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CI 세계성장지수가 지난해 11월 기록한 고점에 비해 22% 폭락했다.
약세장이다.
이 지수는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등 높은 매출·순익 증가율을 보이는 대형기술주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낙폭은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충격에 따른 2020년 3월의 일시적 약세장 진입을 빼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연중 뉴욕증시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4월 들어 낙폭이 유독 컸다.
성장주들은 4월들어 최소 지난 20년 사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종목들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이들 기술주로 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지난주에만 26일과 29일 낙폭이 4%에 육박했다. 나스닥지수는 4월 낙폭이 12%에 육박해 월간 낙폭으로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 일시적 흐름 아냐
이번 하락세는 일시적인 흐름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성장주의 10년 상승세 바탕이 됐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8.5%로 치솟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완전히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말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가 3.0%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3월 금리인상으로 인해 현재 FF 금리 목표치는 0.25~0.5% 수준이다. 오는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금리가 오를 경우 단박에 0.75~1% 수준으로 뛴다. 이후 0.75%p 인상이 뒤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때문에 지난 10년간 최대 250% 상승률을 기록한 성장주 상승세가 완전히 끝장났다고 보고 있다.
아고너트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배리 노리스는 이전과 이번이 다른 점은 중앙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노리스는 "주식시장이 매도세에 몰릴 때마다 중앙은행이 개입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중앙은행들이 (시장을)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돈나무 언니' 추락
2020년 팬데믹 기간 과감한 성장주 베팅으로 주식시장의 스타로 부상했던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아크인베스트는 나락을 걷고 있다.
코인베이스, 블록, 스포티파이 등에 투자하는 아크인베스트 산하의 주력 ETF 아크이노베이션ETF(ARKK)는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주가가 61% 폭락했다.
우드만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타이거 클럽'이라고 부르는 성장주 베팅 헤지펀드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기술주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유명한 스코티시모기지트러스트는 34% 급락했다.
아직 순익을 내지 못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술주로 구성된 골드만삭스 적자기술주지수는 지난해 사상최고를 뒤로하고 올들어 39% 폭락했다.
'제2의 테슬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전기트럭 업체 리비안의 부침은 성장성은 높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는 성장주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후반 기업공개(IPO)시장이 점차 퇴보하는 와중에도 높은 기대 속에 큰 폭으로 올랐던 리비안은 침몰했다. 지난해 12월 대표 모델인 전기픽업트럭 리비안RIT가 모터트렌드가 꼽은 '2022년 올해의 트럭' 상을 받으며 품질을 입증했지만 부품난에 좌초했다.
올해 예정 생산대수를 지난해 IPO 당시 공개한 수준의 절반으로 줄인 탓에 리비안 주가는 곤두박질쳐 올들어 71% 폭락했다.
지난해 179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지난달 29일 30.24달러로 추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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