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받을 수 있을때 떠나자"... 버티다 가게 내놓는 자영업자
파이낸셜뉴스
2022.05.03 18:19
수정 : 2022.05.03 18:32기사원문
코로나로 손해 커 폐업 선택
"차라리 지금이 가게를 넘길 기회인 것 같네요."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38)는 최근 부동산에 가게를 내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돼 가게 인수를 검토하는 수요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미 코로나 때문에 손해가 막대하게 쌓여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거리에 사람이 생길 때 권리금을 조금이라도 챙길 수 있을 것 같아 가게를 내놨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3일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2일 점포 매도 게시글은 239개가 올라왔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 4월 1일 게재된 게시물 91개를 감안하면 2배가 넘는다.
소비 세태의 변화도 한 몫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밀키트 가게를 운영하던 변모씨(32)도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변씨는 "코로나 유행이 잠잠해질 때부터 밀키트 매출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신선식품 특성상 재고를 더이상 떠앉을 수 없어 가게 정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업 개업은 10만7386건으로 전년에 비해 3.1% 늘었지만, 폐업 역시 8만3577건으로 2.2%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2차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식당에서 많이 쓰는 드럼식용유(오뚜기 식용유 18L) 최저가는 이날 기준 5만7270원으로 석 달 전인 1월 말 4만9530원에 비해 15.6%나 올랐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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