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패션 '탑텐' SPA 브랜드 1위 등극…자라·H&M도 약진

뉴스1       2022.05.04 07:00   수정 : 2022.05.04 08:22기사원문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제조·유통 일괄(SPA) 업계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탑텐·스파오 등 토종 SPA 브랜드의 약진은 물론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외 SPA 브랜드 자라·H&M의 매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기업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의 매출이 SPA 브랜드 1위로 올라섰다.

탑텐은 지난해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유니클로·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단숨에 제쳤다. 토종 SPA 브랜드가 업계 매출 1위에 올라선 것은 이례적이다.

탑텐은 2019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반사이익을 얻은 직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매출 성장을 올리고 있다. 2019년에는 매출 3340억원을, 2020년과 지난해에는 4300억원·5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랜드가 전개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도 2년 연속 3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토종 SPA 브랜드 약진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 규모를 거둬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신사의 자체(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도 국내 SPA 업계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2020년에는 온라인 판매로만 11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부터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별도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홍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슬랙스 등 일명 '기본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매출이 크게 반등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국내 패션 시장을 주름잡던 유니클로의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 SPA 브랜드 최초로 '1조 클럽'에 입성하며 부동의 1위를 굳혔지만, 노재팬 여파와 더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 다만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외 패션 SPA 브랜드의 약진도 돋보인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국내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법인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36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 법인 아이티엑스코리아는 1411억원을 달성했다. 두 법인의 합산 매출은 482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8.9% 늘어난 수치다.

눈에 띄는 것은 코로나19 직후 자라의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다.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의류를 구매하기 시작해서다. 2019년 878억원 규모에 머물렀던 온라인 매출은 코로나19 촉발 첫해인 2020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온라인 판매 법인 매출은 1411억원을 올렸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인 H&M을 전개하는 한국 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도 지난해 29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3%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아이돌그룹 있지(ITZY)를 모델로 발탁하고 협업 컬렉션을 선보여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더욱 주목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억눌린 소비 심리가 폭발하면서 패션업계 매출이 전반적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며 "특히 올해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오프라인 판매 업장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SPA 브랜드 매출이 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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