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전망'高물가, 실질소득 감소… 임금發 인플레 온다

파이낸셜뉴스       2022.05.05 18:28   수정 : 2022.05.05 18:28기사원문
지난달 소비자물가 4.8% 치솟아
국제 원자재·유가 등 공급 요인에
엔데믹으로 늘어난 소비도 영향
노동시장 "월급빼고 다 올랐다"
'임금 → 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4월 소비자물가가 4.8%까지 치솟으면서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4.8%는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데다 조만간 6%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물가상승은 실질소득 감소를 불러온다.

임금상승을 압박한다. '물가상승, 임금상승, 물가 추가 상승' 악순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공급·수요, 인플레 압력 세다

5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4월 물가가 4.8%를 기록한 것은 석유류 가격이 기폭제다. 석유류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30% 이상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석유류 급등, 공업제품 가격 인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공급 측면의 상승압박이다.

인플레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급뿐만 아니다. 수요 측면의 압력 또한 강하다. 방역이 해제되고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게 되면서 여행, 외식비 등에서의 수요압력 또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가 늘면 가격은 오르고 물가를 더 자극하게 된다.

이 같은 조짐은 통계수치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여행 및 교통서비스가 9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28억원으로 51.8% 급증했다. 4월 외식물가가 6.6% 오른 것도 공급·수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6%는 1998년 4월(7.0%) 이후 최고치다. 국제 곡물·식용유 가격 급등 등 공급요인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와 보복소비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상황에 무게중심을 뒀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진단도 비슷하다. 지난 3일 공개된 지난달 14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기저에는 공급 측 요인뿐 아니라 확장적 정책 운용에 따라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수요 압력도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물가상승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글로벌 고(高)인플레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가 연초 '상고하저' '역기저효과'와 같은 올 하반기 물가하락세 전망을 내놨지만, 6%대 물가전망까지 나오면서 사실상 폐기수순이다. 수요압력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고물가 지속'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아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 언급은 정부 전망이 잘못됐다는 방증이다. 또 유류세 30% 인하 등의 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뾰족한 방안도 없다는 의미다.

■물가, 임금 자극 땐 최악 상황

시장에서 마땅한 정책수단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인상 압력이 강해지는 것은 경제 전반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시장에서는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사정이 인상폭을 놓고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가 4월 전년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2008년 8월의 6.6% 이후 최고치다. '고물가, 임금인상, 기업비용 증가, 제품가격 인상, 추가 물가상승'의 구조적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한은도 최근 물가상승 충격이 시차를 두고 올 하반기 임금상승률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달 말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기회복에 따른 임금상승 추세는 고물가 현상과 겹칠 경우 2차효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은 고물가 발생 시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기업(사업주)은 임금인상 비용을 다시 소비자가격에 전가한다.
'물가, 임금'이 계속 영향을 주며 올라가는 소용돌이가 나타나는 게 2차효과다.

보고서는 "'물가상승→임금상승→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경제 주체의 인플레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도 "정부와 민간, 기업이 힘을 합쳐 인플레 기대심리를 잡는 게 중요해 (새 경제팀이) 추가적 정책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