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전에 뽑자"…'억 소리' 초고가 수입차 80% '법인차'

뉴스1       2022.05.08 06:31   수정 : 2022.05.08 11:06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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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올해 1분기(1~3월)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및 부품 공급난에 전체 수입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 업계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뒷걸음질 친것과 비교되는 현상이다.

특히 1억5000만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가운데 80% 가까이 '법인' 명의인 것으로 나타나 윤석열 정부의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공약 시행 전 고가 수입차에 대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1억원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1만6757대로 전년동기(1만3616대)와 비교해 23% 늘었다.

이중 특히 1억5000만원 이상인 초고가 수입차는 전년동기(2612대)의 두배를 넘는 5599대나 팔렸다. 1월 1472대에서 2월 1870대, 3월 2257대로 매달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에 따라 1분기 수입차 판매량이 8만4802대로 전년(9만7486대)대비 13.0%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법인차가 고가의 수입차 판매량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이다. 올해 판매된 1억~1억5000만원 수입차 1만1158대 가운데 6792대, 즉 60% 이상은 법인 명의였다. 특히 1억5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수입차 중 법인 명의는 전체 판매량 5599대 중 80%에 육박하는 4439대였다.

롤스로이스는 1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79대 중 78%인 62대가 법인 명의였다. 람보르기니도 83대 가운데 53대(63%), 포르쉐도 3323대 가운데 45%인 1526대(45%)가 법인 소유였다. 벤틀리(47%), 마세라티(59%)의 법인차 비율도 높았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연두색 법인차 공약'이 고가 수입차 판매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인차의 경우 구입비와 보험료, 유류비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도 받을 수 있다. 업무용차량 경비는 연간 최대 800만원까지 인정 받을 수 있고, 운행 기록부를 작성하면 최대 1500만원까지 경비 처리를 할 수 있다. 다만 법인 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개인 용도로 이용하면 업무상 횡령, 혹은 배임 혐의 등을 적용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법인차 관련 규제가 허술해 법인차를 사적으로 유용해도 이를 막거나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법인차를 사적으로 운용하는 사례가 남발하자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유튜브 '59초 쇼츠 영상'을 통해 법인차의 번호판 색상을 일반차와 달리해 '구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법인차 번호판을 연두색 등으로 처리해 탈세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의 공약이 시행돼 법인차 번호판 색상이 연두색으로 바뀌기 전에 법인용으로 고급 수입차를 구매하는 이들이 몰렸다는 해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 윤리적인 면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해당 공약이 시행되기 전인 지금 법인차를 구매하지 않으면 연두색 번호판 법인차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며 상반기 고가 수입 법인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색깔이 다른 번호판을 받게 되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공약 시행으로) 고가 수입 법인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법인차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연두색 번호판 공약은 그 시작으로 향후 건전한 자동차 문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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