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는 북한'… 승마 장려는 김정은 '다이어트' 때문?
뉴스1
2022.05.08 07:01
수정 : 2022.05.08 10: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부쩍 '승마'를 최고의 스포츠 중 하나로 부각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말을 타고 '질주'하는 영상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뒤 나타난 모습이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근로자의 날(노동절)인 '5·1절' 관련 소식을 전하며 함흥시에서 승마경기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평양이 아닌 지역에서도 승마가 '대중적' 운동으로 장려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올 2월1일 조선중앙TV는 평양 미림승마구락부에서 설맞이 승마경기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북한 TV에서 승마경기 보도가 나온 것 자체도 이례적이었는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등 최고위급 간부들이 모두 참석하기까지 했다.
특히 이들은 모두 부부동반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당시 경기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 승마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대중적 이미지까지 부여해 '2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했다.
같은 날 북한 TV에선 김 총비서가 부인 리설주 여사,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그리고 조용원 당 조직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과 함께 백마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이 담긴 기록영화가 방영됐다.
올 3월8일 '국제부녀절(여성의 날)'에도 북한에선 기념 승마경기가 열렸다. 북한은 이 경기를 약 3주 전부터 홍보하면서 "동호인들의 참가 신청도 받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제90주년을 맞아 열병식이 열렸을 때도 '말'의 특별함이 부각되는 장면이 있었다.
김 총비서가 열병식을 이끈 지휘관들을 불러 연회를 열었는데, 연회가 시작되기 전 지휘관들에게 '백마'를 타고 사진을 찍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최고지도자 주최 연회에서, 마치 최고지도자가 탔던 말을 탄 것과 같은 기분을 누릴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린 셈이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타는 백마는 '백두혈통'의 근원과 관련이 있는 상징물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승마를 대중운동으로 널리 전파하는 데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 총비서가 지난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과 연관 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다이어트의 비결이 승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년 시절에 농구를 좋아했던 김 총비서는 집권 초기에 농구를 대중운동으로 장려한 적이 있다. 이를 '인민들의 건강'과 연결지으면서다. 이 같은 '운동 효과'를 몸소 체험했던 김 총비서가 이번엔 '인민의 건강'을 위해 승마를 장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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