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항공사, 장애 아동 향해 막말 쏟으며 비행기 탑승 막아 뭇매

뉴시스       2022.05.10 17:56   수정 : 2022.05.10 17:56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장애 가진 인도 아이·부모 비행기 탑승 못하게 막아

진정된 아이를 보고도 "통제 불능 승객에 위협된다"

인도 항공부 장관 철저한 조사 약속…항공사도 사과

여론 비난 쇄도…"통제불능은 탑승 막는 당신 뿐이다"

[서울=뉴시스] 2022년 5월 6일(현지시간) 인도 란치 공항에서 인디고 항공 직원이 장애 아동의 탑승을 제한하고 있다. (사진=마니샤 굽타 페이스북 캡처) 2022.05.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인도 저가 항공사 인디고가 칭얼거리는 장애 아동을 보고 그가 다른 승객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아이와 그 부모의 비행기 탑승을 제한해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항공사의 차별적인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조티라디티야 신디아 인도 항공부 장관은 지난 8일 해당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조사하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항공사의 행동에 대해 관용을 베풀 수 없다”며 “어떤 사람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민간항공총국도 인디아 항공에 관련 보고서를 요청했다.

이 사태는 지난 6일 란치 공항에서 발생했으며, 다음 날 함께 탑승했던 승객 중 한 명인 마니샤 굽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이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비행에 앞서 한 십대 청소년이 눈에 띄게 풀이 죽어 보였다며 “출발 한 시간 전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탑승구에 도착했을 때는 아이가 배고프고, 목마르고, 불안해 보였다”고 적었다.

하지만 당시 부모가 아이를 인내심 있게 안아주면서도 엄하게 달래고 있었으며 다른 승객들 또한 그들을 돕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탑승이 시작될 무렵, 부모는 아이에게 약을 주었고 아이는 주스와 물을 마시고 있었다. 아이는 탑승 준비가 된 듯 보였다. 실제로 페이스북 동영상을 보면 얌전하게 휠체어에 앉아 있다.

그러나 인디고 항공 직원은 아이를 보자마자 부모에게 만약 아이가 조용해지지 않거나 ‘정상 상태’가 되지 않는다면 탑승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의 모습을 취객에 비유하기도 했다.

굽타는 “항공사의 무차별적인 권위를 목격했다”며 “해당 직원은 아이가 다른 승객들에게 위협이 되며, 여행의 자유를 누리기 전에 먼저 ‘정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아이와 그 부모가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비행기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이 항공사의 대처에 반대했고 아이와 그의 부모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함께 탑승할 예정이던 의사들은 "만약 비행 도중 아이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런데도 직원은 아이가 “통제 불능”에 “공황 상태”라고 소리치며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아이는 휠체어에 얌전히 앉아서 자신이 '정상' 세상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는 막말을 듣어야 했다.

현장에 있던 한 여성 승객은 해당 직원을 향해 "지금 이곳에 통제 불능인 사람은 당신 뿐이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게시글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확산했고, 많은 사람의 분노와 비난이 이어졌다.

인디고 항공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으며, 해당 가족에겐 호텔을 제공해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줬고, 이들은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를 향했다고 밝혔다.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불편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인디고 항공은 직원들과 승객들 모두에게 포용적인 조직이라 자부하며, 매달 7만5000명 이상의 특별한 승객들과 함께 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에는 신체적·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2600만명 이상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거의 없다.


사회운동가들은 장애인들이 매일 낙인찍히고, 차별받으며, 괴롭힘을 당한다고 말한다.

2019년 콜카타 공항에서 한 장애인 운동가이자 소아마비 생존자는 다리에 대는 부목을 제거해야 한다며 바지를 벗도록 요구받았다. 그보다 2년 전에 한 여성 장애인 운동선수는 휠체어를 사용해 높은 곳에 오를 수 없음에도 열차에서 높은 위치의 침대를 배정받았고, 이를 바꿔주지 않아 열차 바닥에서 잠을 자야만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starsu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