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구분적용 쟁점 뭐길래…산업계‧노동계 갈등 '격화'

뉴스1       2022.05.29 06:05   수정 : 2022.05.29 06:05기사원문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달 26일 최저임금 제도개선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뉴스1DB)© 뉴스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최저임금을 둘러싼 경영계 및 소상공인업계와 노동계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쟁점 중 하나는 차등적용 논의 여부다.

최저임금법 차등적용의 경우 관련법에 명문화됐으나 그동안 노동계 반발로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산업계는 이를 놓고 관행이 빚은 기형적 논의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동계는 법 사문화를 주장하고 있어 단서 조항의 타당성 논쟁으로 갈등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제처 국가법률정보센터에 올라온 최저임금법(공포일 2020년 5월26일) 4조 1항은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고 규정됐다.

차등적용은 소상공업자가 많이 분포하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업종이나 지역 상황에 따라 최저임금 수준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업종별 기업의 임금지불능력이 다른 만큼 이를 감안해 최저임금을 결정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다.

갈등은 법적으로 보장된 차등적용 논의가 30년 넘게 심의위원회 논의에서 원천 봉쇄되며 비롯됐다. 산업계 및 소상공인업계와 노동계가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이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다.

코로나 방역조치에 따른 손실을 일정부분 감내하며 목소리를 키워온 소상공인업계는 노동계 반발에 부딪혀 그동안 기형적인 논의 절차를 겪은 결과라고 주장한다.

매년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적용이 안건으로 올라오지만 노동계 힘에 밀려 법으로 보장된 내용이 시행되지 못해왔다는 것이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 사례는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8년이 유일하다. 이후에는 노동계 반발로 업종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됐다. 지역별 차등적용은 아직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부회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방역조치에 동참했고 영업손실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며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구분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구분적용은 이미 사문화됐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아예 법 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 등이 최근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이같은 움직임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사용자와 근로자 측이 구분적용을 놓고 갈등을 빚는 다른 부분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자의 생계비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출지 여부다.

산업계와 소상공인업계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이 총 42%가량 급격하게 인상돼 사용자의 지불능력을 넘어선 상태라고 주장한다.

코로나 방역조치 여파로 손실이 누적된 관련 업계 현황을 감안해 특수한 여건에서는 사용자의 지불능력을 고려해야 일자리 감축 등 제도적용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기준 농림어업과 음식·숙박업은 최저임금 미만율이 각각 54.8%와 40.2%에 달해 제조업 5.2%, 정보통신업 1.9%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의 비율을 말한다. 이 값이 높을수록 기업의 지불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급하게 오른 최저임금이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사용자 측 논리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임금제 도입 취지는 근로자의 생계 보장에 있다는 이유로 지불능력을 고려한 차등적용은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경우 임금결정 기준 첫 번째로 노동자의 생계비를 삼고 있는 만큼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는건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놓고 불거진 차등적용 갈등은 법으로 보장된 조항을 그동안 논의에서 배제했던 관행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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