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이준석이 우리 우습게 만들어”
파이낸셜뉴스
2022.06.20 15:06
수정 : 2022.06.20 16:28기사원문
20일 최고위 설전 뒤 공방 이어져
배 최고위원은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가 수시로 방송에 출연하면서 ‘나는 다 알아요’ 식으로 지도부 회의 내용을 전파했을 때, 그 작은 영웅담이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우습게 만드는지 내내 안타깝게 지켜봐왔다”며 이같이 썼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모두 발언에서 이 대표는 “최고위는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비공개 부분에서 나왔던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모두 발언이 끝나자 배 최고위원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공개회의를 없애면 어떡하느냐”며 “회의 단속을 해달라고 누차 제안드리지 않았느냐”고 이 대표에게 따졌다.
이에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나온 내용이 누차 언론에 누출됐다”고 재차 강조했고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도 스스로 유출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공개회의를 하겠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논의할 사항이 있으면 권 원내대표에게 이관한다”며 자리를 떴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급기야 비공개회의에서 제가 한 말을 제가 유출했다는 주장까지 최고위에서 공개 발언으로 나왔다”며 “언론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저는 비공개회의에서 한 말을 유출하지 않는다. 참 개탄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앞으로 최고위 논의 구조를 바꿨으면 한다”며 “당분간 최고위에서, 적어도 제가 재석한 자리에서는 비공개로 현안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비공개라면 철석같이 비공개가 돼야 한다”며 “이제 와 ‘나 아냐’ 한들 너무 많은 언론과 공중에 1년 내내 노출돼왔는데 주워담아지겠느냐”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아울러 “지도자다운 묵직하고 신중한 언행과 침묵의 중요성을 이제라도 이해하신다면 참 좋겠다”며 “그렇지 못한 언행으로 혼란이 빚어질 때 피로감은 고스란히 당원과 지지자들께 누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렵게 세운 새 정부에 당이 합심해 총력으로 동력을 보탤 때”라며 “이제라도 성숙하고 안정감 있는 당 운영 노력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들에 오롯이 힘 쏟을 수 있게 해주시길 제발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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