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더 내세요"…서울 특급 호텔, '한강·남산뷰' 추가 요금 받는다
뉴스1
2022.06.23 05:30
수정 : 2022.06.23 09:29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샤워 가운을 입고, 욕조에서 와인 마시며 사진 찍으시려면 요금 더 내세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호텔에서 '인증샷'을 찍는 호캉스족들이 늘면서 서울 특급 호텔들이 전망 좋은 객실에 대한 추가 요금, 일명 '뷰 차지'(View Charge, 전망 요금)를 반영하는 추세다.
2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시그니엘, 파크 하얏트, 그랜드 하얏트, 포시즌스 등의 서울 특급 호텔들이 N서울타워(남산타워)나 한강, 도심 전망이 잘 보이는 객실에 대한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 전망값, 최소 3만6300원에서 최대 10만원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은 4월부터 체크인(입실) 시 'N서울타워뷰' 추가 요금을 받기 시작했다. N서울타워가 보이는 고층(30층 이상) 객실에 한해 추가 요금을 받는데, 금액은 세금 10% 및 봉사료 10%(합계 21%)를 포함해 총 3만6300원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 서울의 경우 객실 수가 1000실이 넘는데 그중에서 N서울타워 전망의 객실은 5% 정도"라며 "호텔 예약할 때 전망 객실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예약 시스템은 별도로 있지 않아 체크인 시에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에 자리한 시그니엘에서도 한강 전망의 객실엔 추가 요금을 받는다. 객실과 욕실 전면에서 한강이 보일 경우 10만원, 욕실에서만 한강이 보이면 5만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경복궁 뷰'로 유명한 종로구 포시즌스는 디럭스 객실에 한해서 '고층'과 '경복궁 전망'에 대한 추가 요금을 세금 포함해서 5만 5000원에 받는다. 추가 요금은 체크인 할때 요구한다. 스위트 객실은 예약할 때 전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티뷰'와 '팰리스(경복궁)뷰'로 나눴다.
하얏트 호텔들은 '호텔 인증샷'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19년부터 전망에 따라 발빠르게 객실 타입을 구분 지었다.
'코엑스 전광판'을 비롯해 테헤란로 전망으로 유명한 강남구 파크 하얏트는 '도심 전망'과 '고층' 객실에 대한 선택권을 세분화했다.
파크 하얏트 관계자는 "뉴욕의 타임스퀘어 못지않은 테헤란로 전망을 두고 욕조에서 찍는 인증샷이 SNS에서 크게 인기를 끌면서 전망 좋은 객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라며 "객실 가격이 있는 편인데도 사진을 찍고, 전망을 즐기기 위해 오는 MZ세대들이 굉장히 많이 온다"고 말했다.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도 스위트를 포함한 615실의 전 객실을 개보수하면서 '남산'과 '한강' 전망에 따라 객실을 나눴다.
◇ "남산타워 없는 남산은 안돼" 불만
특급 호텔들은 날이 갈수록 전망 좋은 객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추가 요금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전망에 따라 이용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관계자는 "남산타워 전망의 객실에서 찍은 인증샷들이 인기를 끌면서, 남산은 보이지만 타워가 보이지 않은 객실에 배정 받은 고객들의 불평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다"라며 "호텔 전체적으로 '남산'은 보이지만, '남산타워'가 보이는 객실은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추가 요금을 받아야 할지 '심각하게' 논의 중"이라며 "아파트와 주상복합만 보더라도 전망에 대한 가치를 크게 두는 것처럼, 만족스러운 전망을 위해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객실마다 경관 차이가 큰 산이나 바다, 호수에 자리한 리조트들은 전망에 따라 추가 요금을 받아 왔다.
제주 히든클리프는 계곡이나 바다, 폭포, 한라산 등의 자연 전망은 추가 요금을 받는다. 1박당 자연 경관이 오롯이 다 보이면 7만7000원, 리조트가 걸쳐 있으면 5만5000원이다.
대명소노그룹의 대부분 리조트에선 전망 좋은 객실을 구분해 1박에 2만~6만원의 추가 요금을 요구한다. 강원도 고성의 소노문 델피노와 소노 펠리체 델피노의 경우 체크인 시간인 3시 전부터 설악산 '울산바위 전망'의 객실을 예약하려는 투숙객들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울산바위 뷰' 객실 추가 비용은 2만원인데, 당일 선착순으로만 예약받는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소노 펠리체 델피노의 경우 지난해 10월에 오픈했는데 '울산바위뷰' 객실과 베이커리 카페가 SNS상에서 화제를 몰면서 별도의 마케팅 없이 투숙객을 끌어모았다"라며 "객실 크기가 크고 가격도 비싼 편인데도 MZ세대 투숙객들도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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