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주급제 전환? 글쎄"…배달앱 플랫폼 구애에 라이더들 시큰둥
뉴스1
2022.07.01 06:40
수정 : 2022.07.01 08:5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모집 공고글만 읽었는데도 하기 싫네요. 거리당 할증료 없이 100% 수락해야 하는 똥콜 전담반이라니. 저는 절대 안합니다.
쿠팡이츠가 강남지역 단건 배달에서 발생하는 적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력사를 통한 주급제(일급)를 꺼내들었지만 라이더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이츠의 배달 협력사인 A사·P사·T사 등은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을 관할하는 주급제(일급) 라이더를 상시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라이더들은 쿠팡이츠 소속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아 '강남 특공대'로 부르고 있다.
일급은 배달 건수와 상관없이 17만원(우천시 19만원)이다. 쿠팡이츠의 인공지능(AI) 배차 형식이 적용되며 일일 9시간 근무(10:30~18:30·휴식 1시간) 체제다. 일일 32건 이상 배달시에는 1건당 5000원의 인센티브를 준다. 주 5일, 주 6일 중 선택할 수 있고 정산일은 '이츠친구'들과 같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단건 배달에서 적자부담이 커지자 쿠팡이츠는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의 주문건을 배달대행업체에 넘겨 운영하는 방안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이더들은 강남특공대가 '똥콜 처리반'에 가깝다고 말한다. 자차 오토바이 운행에 드는 유류비, 보험료 등을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100% 배달 콜(주문) 수락' '거리할증료 없음' '시간당 건수는 상식선에서' 등의 조건이 붙어 있어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손자회사를 통해 출범한 정규직 라이더 '딜리버리앤(N)'에 대한 반응도 비슷하다.
우아한형제들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딜리버리앤(N)' 법인을 설립하고 라이더를 모집해왔다. 이날부터 운영에 돌입한다.
딜리버리앤은 수습 6개월을 마친 후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단건 배달인 '배민1'과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인 B마트의 단건 배달 'B마트1' 배달을 전담한다.
연봉은 기본 3120만원이며 성과급을 포함할 경우 최대 4560만원까지 받는다. 일일 9시간30분 근무(11:00~22:00·휴식 1시간30분) 체제다.
정규직인 만큼 Δ전기·내연 오토바이 제공 Δ4대 보험 가입 Δ유류비 지원 Δ헬멧·조끼·보호대 등 안전장비 지원 Δ유상종합보험과 라이더 운전자보험 가입 등을 지원한다.
처우와 복리후생 등이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라이더들은 월급제라고 해서 안정적인 건 아니라고 내다봤다. .
한 라이더는 "과거 경험상 월급제로 들어가면 화장실 가는 시간마저 감시받고 회사로부터 평가받는 일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며 "장마철 악천후에 고생해 수습 6개월을 마친다 해도 정규직 채용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월급 및 주급+인센티브제로 배달을 뛰어도 수입은 배달 호황기 대비 30% 이상 급감한 수준이어서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라이더 산재·고용보험 의무가입 영향으로 일선 현장에서의 갈등양상은 더 커질 전망이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업체들은 특수산재보험 및 유송운송책임보험 등을 가입해두고 있지만 배달대행업체들은 보험가입, 안전규정 등 라이더 관리에 한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라이더는 사고발생률이 높다보니 보험료가 비싸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플랫폼들이 라이더 이탈을 막고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적정선을 찾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며 "빠른 배송, 단건 배송 등으로 과열 경쟁보다는 배달비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묶음배송에 관대해지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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