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으로 시작하는 '출입국금지' 보이스피싱 주의

전화 걸면 앱·링크 클릭 유도
악성코드 감염 개인정보 유출

서울 양천구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얼마 전 '출입국금지 통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006'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송된 이 문자는 "A님 출입국관리법: 제4조의2 및 제2조이4제1항에 따라 귀하에대한 출국금지가되었음을 통지합니다"고 적혀있다. 또 해당 메시지에는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출입국심사과 (050-XXXX-XXXX)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고 안내했다.

갑작스러운 출국금지 통보에 놀란 A씨는 문자에 안내된 번호로 전화해 경위를 알아보려고 했으나 함께 있던 남편이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A씨는 "처음 받아본 내용에 처음에는 엄청나게 놀랐다"면서 "안 그래도 내년에 여행을 가게 돼 며칠 전 자녀의 여권을 갱신해서 더 당황했다"고 말했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국제 발신 전화(006 등으로 시작)를 통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출입국심사과)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사기)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출입국금지 통보'라는 내용을 담아 허위번호가 기재된 메시지를 발송하는데 해당 번호에 전화를 걸면 앱 등을 설치하거나 링크를 보내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런 요구사항에 그대로 응할 경우 휴대전화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개인정보 유출 등의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피싱, 메신저피싱 등 사이버금융범죄는 2019년 7717건, 2020년 1만 7364건, 2021년 2만 3639건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유형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문자 메시지를 받을 경우 실제 번호가 맞는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인석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피싱 범죄에 노출됐을 경우 은행에 계좌 정지를 요청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스마트폰에 악성 앱이 깔려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핸드폰 초기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