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환구시보, 연일 '한국 때리기' 나선 배경은?
뉴스1
2022.07.21 13:53
수정 : 2022.07.21 13:57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중국이 미국과 동맹 강화에 방점을 찍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불편한 속내를 연일 중국 공산당 매체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환구시보는 최근 거의 매주 사설, 칼럼 등을 통해 한국 정부의 외교·경제·국방 정책 등을 비판하고 있다.
이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칩 4동맹' 참여 여부 등을 두고는 비판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비판 요지는 간단하다. 한국과 중국은 인접한 국가일 뿐 아니라 한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관계를 끊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한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며 한·미·일 삼각 동맹을 강화하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한다.
특히 한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 문제는 중국의 도움 없이는 해결이 어려울 뿐 아니라 미국 등 서방 동맹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한국을 대중(對中) 봉쇄 전략의 말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조의 기사에는 은근한 회유도 실린다. 일본을 겨냥해 일본은 미국과 한통속으로 미국의 말만 듣지만 한국은 주권국가로서 다른 입장이라고 치켜세운다. 또 한국은 이성적으로 자국 이익을 계산할 것이며 이에 항상 미·중 사이에서 고민해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공산당 매체의 이런 주장은 정부측의 입장과 거의 일치한다. 수위만 조금 높일 뿐이다. 이런 주장을 100% 말 안된다고 할 수는 있다.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이런 협박성 회유를 마냥 흘려들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당 매체의 이런 논조는 결코 달갑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한국을 치켜세울때도 있지만 결론은 중국 없는 한국은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면서 막상 한국의 정책 기조를 비판하는 것을 보면 자신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미국과 막상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중국의 절실함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안보동맹이라고할 수 있는 쿼드(Quad)와 오커스(AUKUS)를 통해 미국이 대중국 압박 전선으로 조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의 동북아 동맹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으며 중국의 지정학적·정치적 여지를 둘 수 있는 공간이었다.
특히 중국은 한동안은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밀착, 미국을 견제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사회의 비판 속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또 유럽연합(EU)와의 경제협력 심화도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가 불거지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정부 출범 이후 외교정책 기조가 미국 중심으로 바뀌면서 동북아에서 대중국 전선이 더욱 좁혀지자 다급한 속내가 당 매체를 통해 드러났다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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