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갈길 간다' 日銀, 마이너스 금리 유지...경기 내년엔 꺾인다

      2022.07.21 15:14   수정 : 2022.07.21 15:14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1일 미국·유럽·한국 등의 금리인상 흐름에서 이탈,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금리로 경기를 뒷받침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또 당초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지점'으로 삼았던 '연 2% 물가 목표'가 2013년 금융완화 가동 이래 사실상 처음으로 달성될 것으로 전망되고는 있으나, 어디까지나 유가 상승 등 공급 측면의 인상일 뿐 경기회복의 증표로 삼기엔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에 걸쳐 실시한 금융정책결정회의(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격)결과,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해서,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 물 국채 수익률을 0%정도로 유도하는 현재의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한다고 결정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한 번에 0.75%p인상에 나설 경우, 미일 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달러 자금의 이탈로 엔저(달러 대비 엔화 약세)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달러당 엔화가치는 이날 138엔대 중반대에서 움직였다. '1달러=140엔'을 넘는 것도 사실상 시간문제다.

일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경제·물가정세전망(전망리포트)에서 올해 일본경제 실질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 전망치(2.9%)보다 0.5%p하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과 2024년 전망치는 각각 2.0%, 1.3%로 제시됐다. 올해를 기점으로 경기가 대체로 꺾이는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달들어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 재확산, 중국의 도시 봉쇄와 부품난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지, 각국의 인플레이션 대응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후퇴 전망 등이 더해지고 있어, 현재의 금융완화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일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금융완화의 목표지점인 2.0%을 넘어 2.3%로 예상했다.
4월 전망치(1.9%)보다 0.4%p 올려 잡은 것이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2.0%를 넘어서는 것은 소비세율 인상 직후인 2014년을 제외하고는 처음있는 일이다.
구로다 총재 임기(내년 4월 종료)중 2.0% 과녁 명중이 확실시 되고 있으나, 국제 유가 상승, 엔저 요인에 의한 것으로, 경기회복의 증표로 삼기는 어렵다는 게 일은의 판단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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