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 교회 앞에서 장기시위 나선 이유는?

뉴스1       2022.08.18 07:10   수정 : 2022.08.18 07:10기사원문

광주 광산구 송정리버파크지역주택조합원이 지난 14일 광산구 한 교회 앞에서 전 대행사와의 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8.17/뉴스1


광주 광산구 송정리버파크지역주택조합원이 지난 14일 광산구 한 교회 앞에서 전 대행사와의 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8.17/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 광산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사업 전 대행사와 사업부지 한가운데 위치한 교회가 체결한 협약을 두고 주택조합 조합원들이 시위에 나서며 반발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무효에 해당하는 불공정 협약과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볼모로 교회 측이 건물 신축을 추진하려 한다'며 장기적인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산구 송정리버파크 지역주택조합은 지난 12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하산동에 위치한 동곡중앙교회 앞에서 '재협약 촉구 시위를 벌이겠다'며 집회 신고했다.

해당 지역주택사업은 하산동에 494세대 규모의 신축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387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조합 측은 지난 14일 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데 이어 17일, 19일, 24일에는 1인 시위를, 예배가 진행되는 21일에는 30여명이 참석하는 단체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조합 측은 "해당 사업의 이전 업무대행사가 토지 확보만을 위해 조합원들은 알지도 못하게 교회와 체결한 협약서는 무효"라며 협약내역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전 업무대행사가 지난 2020년 교회 측과 체결한 협약은 조합이 소유한 1554㎡의 토지를 교회에 주고 지상 3층 620여㎡ 규모의 새 교회를 신축해주는 한편 교회는 사업지 중앙에 있는 1537㎡의 토지를 조합에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교회 건축과 관련된 설계·감리·건설업체 선정, 비용 산정은 교회가 결정하며 건설 관련 모든 비용, 인테리어 비용, 내부 기자재 비용, 각종 세금, 공과금 등도 모두 조합 측이 부담하는 식이다.

해당 조합은 올해 3월 허위 계약서 작성 등 비리 의혹이 불거진 업무대행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기존 조합 임원을 해임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협약 체결 사실을 인지했다.

조합 측은 "창립총회 안건, 의결 등에서 교회와의 협약내용이 전혀 상정되지 않아 조합원들은 협약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며 "전 업무대행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나서야 인지한 계약 내용은 교회 신축의 모든 책임과 비용을 조합이 지는 그야말로 노예계약이었다. 전 업무대행사는 오로지 본인들의 용역 수수료 조기지급을 위해 이같은 협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회 부지 없이는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재협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교회는 입주 기간 지연으로 조합원들이 수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되는 점을 이용해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교회가 재협의에 나설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 대행사 관계자는 "지금은 계약이 해지됐지만 업무 대행 당시에는 사업 부지 중앙에 있는 교회 이전을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었고 이전하는 입장에서는 더 요구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여러 차례 조정을 거쳐 교회 측과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현재 조합 측이 집회에서 말하는 불공정 계약이 아닌 정상적인 계약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교회 측은 "교회와 지역주택조합 간의 문제"라며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