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캐머라 "부사령관 명패 치우라"…전작권 전환 불만?
뉴시스
2022.08.24 11:42
수정 : 2022.08.24 11:42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전작권 전환 평가, '미군 비협조적' 뒷말
윤석열 정부도 전작권 전환에 소극적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래연합사 부사령관 명패를 치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캐머라 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 평가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의 작전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3단계(IOC→FOC→FMC) 평가 중 중간 단계다.
이에 따라 완전운용능력 평가를 위해서는 4성 장군인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미래연합사 사령관 직책을 맡고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래연합사 부사령관을 맡아야 한다.
그런데 라캐머라 사령관이 현장에 놓인 '미래연합사 부사령관' 명패를 치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캐머라 사령관은 24일 현재 진행 중인 본 연습은 물론 지난주 열린 사전 연습 격인 위기 관리 연습 때도 자기 책상 위에 있는 '미래연합사 부사령관' 명패를 치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안병석 부사령관이 미래연합사 사령관 자격으로 연습을 지휘하는 것은 맞지만 라캐머라 사령관은 부사령관이 아닌 유엔군 사령관, 주한미군 사령관 자격으로 참여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이 이번 연습에서 전작권 전환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측이 정보 공유 등 측면에서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는 등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훈련 과정에서 전작권 전환을 둘러싸고 한미 간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이번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 평가를 통해 전작권 전환을 진전시키려 하고 있지만 주한미군은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중국 견제 측면에서 주한미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전작권을 한국에 넘기지 않으려 한다는 관측이 힘을 얻어왔다.
윤 대통령 본인도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 5월7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 인터뷰에서 "(전작권 전환을) 빨리하려면 준비를 더 많이 해야 된다. 작전지휘권의 귀속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결정돼야 되는 것이지 어떤 명분이라든지 이념, 이런 것으로 결정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의 전작권 전환 정책을 비판했다.
전작권은 전시에 군대를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전작권이 한국 정부의 손을 떠난 것은 72년 전이다. 6·25 전쟁 발발 후인 1950년 7월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에게 이양했다. 이후 1994년 12월에 들어서야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 합동참모의장에게로 넘어왔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6년 한미 정상은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기기로 합의하고 2012년 4월까지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고 이후 문재인 정부가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전작권이 전환될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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