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국제고, 목적에 안 맞아…고교유형 근거 법률로 명시해야"
뉴스1
2022.09.02 11:50
수정 : 2022.09.02 11:50기사원문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정부가 연말까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유지, 외국어고 폐지 등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고교 유형을 일반고로 전환하고 고교 유형 관련 규정을 법률에 근거해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자사고·외고·국제고 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입법조사처는 고등학교 유형에 대해 정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적·법적으로 안정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교 유형 구분·지정·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가 신설된 지 10년 만에 이를 대통령령으로 폐지한 문재인 정부와 자사고 유지 등으로 '정책 뒤집기'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정책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회·정책적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사법부가 교육제도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지정 목적에 부합하는지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지정된 자사고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만한 근거는 없다고 봤다. 다만 입시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했다.
외고와 국제고는 지정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국제 전문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지정됐지만 어문계 진학률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2019학년도 기준 외고·졸업생 중 대학 어문계 진학 비율은 외고 40.0%, 국제고 18.2%였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졸업생 중 이공계 대학 진학 비율이 각각 96.7%, 89.4%인 데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이외에도 입법조사처는 자사고가 단기간 급증한 데다 서울 지역에만 절반이 편중돼있다는 점, 또 일반고 대비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와 영재학교, 자율고(자사고, 자율형공립고) 비율이 2021년 기준 16.7%로 높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고교 유형의 법률적 근거 마련 △지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고교 유형의 일반고 전환 △자사고 유지 시 특정지역 편중 해소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와 전체 고교 교육의 질 제고 등을 개선 과제로 내놨다.
우선 고등학교 유형 구분과 지정·재지정·지정취소 등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정책 방향에 따라 대통령령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고교 유형의 존폐를 결정하는 데에는 법적 안정성과 정책 신뢰도 차원에서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학교법인들과 시·도교육청 간 법적 쟁송을 양산했던 고교 유형 지정·재지정·지정취소 기준과 절차는 시·도별이 아닌 전국적으로 통일된 평가 기준을 정해놓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지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고교 유형을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중점학교로 지정하되 자사고를 유지할 때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무엇보다도 특수 유형 고교에 대한 존폐 논의를 넘어 일반고 역량 강화 등 전체 고교 교육의 질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입법조사처는 "정부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고교 유형 존폐 결정을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시·도교육감과 공동으로 국민적 합의를 거쳐 고교 교육의 수월성과 평등성을 모두 제고할 수 있는 고교 유형 개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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