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역무원 10명중 4명 '2인 근무'…'1인 순찰' 불가피(종합)
뉴스1
2022.09.20 11:09
수정 : 2022.09.20 11:09기사원문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서울지하철 1~8호선 역사 10곳 중 3곳은 2명이 근무하는 '2인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0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신당역 사고 피해자 추모, 재발방지 및 안전확보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역 살인사건 관련 △승객접점부서 현장 안전 확보 대책 수립 △사망사고 관련 조합원 보호 대책 수립 △노사 공동 전사적 조직문화 개선 대책 수립 등 3가지 사항을 논의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특히 노조는 제2·3의 신당역 살인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2인1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이날 여러차례 피력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역사 인력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체 265개역(3360명 근무) 중 73개역(715명)이 '2인역'으로 운영하고 있다. 2인역이란 역무원 2인이 근무하는 역사를 뜻한다.
또 1개역은 4개반으로 구성되는데 전체 1060개반(265*4개반) 중 2인 근무반이 410여개반(2인역 73역*4개반=292개반 포함)으로 38.7%에 이른다. 쉽게 말해 서울지하철 전체 역무원 10명 중 4명은 '2인 근무반'에 속한 셈이다.
2인 근무반으로 운영되면 한 역무원은 민원 등의 접수를 위해 역사를 지켜야해 1인 순찰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순찰은 예기치 않은 위험과 안전을 고려해 2인 1조 근무를 원칙으로 해야 하나 2인 근무반의 인력운영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김정섭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역에는 다양한 업무가 존재하고 역무실에는 반드시 컨트롤 타워 1명이 있어야 한다"며 "교통약자, 악성민원, 취객 대응 등 여러 업무가 혼자서 대응하지 못한다. 최소 2명은 함께 가야 한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노조는 사법권이 아니더라도 '준사법권'을 부여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한 사법권이 되면 좋지만 우리도 사법권을 가진 특별경찰 남용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 "다만 악성 민원인에게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는 행정권을 가진 준사법권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난 16일 "20대의 젊은 역무원이 근무 중 살해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10년 이상 논의만 이어져 온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20여년 동안 서울교통공사 역무원으로 근무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당 차원에서 2인1조 근무 의무화는 물론이고 젠더 폭력에 대응하고 조치하기 위한 상시 기구를 의무화하는 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노조는 이날 신당역 살인사건에 대해 명백한 산업재해이자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양승필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개인간 사건이 아니라 산업재해라고 보고 있다"며 "객관적인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1년 동안 가해자 전주환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공사도 비판했다. 노조는 "현재 공사는 대부분 공공기관 운영하는 것처럼 익명 제보 시스템 있고 성폭력 고충 처리절차 메뉴얼이 있다"면서 "하지만 공사는 1년 동안 살인범 전주환이 경찰에 무슨 사유로 체포됐는지도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제도는 있지만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노조는 한덕수 국무총리 지시 후 일선 사업소에 내려온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여성 혐오로 보지 않는다" 발언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편 노조는 오는 30일까지 신당역 스토킹 피해자에 대한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이 기간동안 전 직원에게 추모 리본이 지급돼 직원들은 근무 시간동안 패용한다. 또 공사 사업장 내 분향소를 설치해 피해자 넋을 기린다.
또 노조는 21일 오후7시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신당역 사고 피해자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9월 마지막 주엔 신당역과 서울시청 본청 앞에서 추모 문화제와 조합원 총회(29일)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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