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친환경·스마트선박 기술 선점해 저가수주 벗어나야"
파이낸셜뉴스
2022.10.06 18:13
수정 : 2022.10.06 18:13기사원문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성공 조건 <(하) 조선>
한화 합류로 조선 3강 체제 유지
한화 ‘에너지’ 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자율운항 선박분야도 시너지 기대
대우조선 부채만 10조원 달해
실사 과정 우발채무 발생도 변수
■자율운항 선박 시너지 기대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대우조선을 품게 되면 당초 3강 체제를 2강 체제로 개편해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국가 차원의 계획은 무산된다. 하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반대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결합이 결렬되면서 대우조선은 비조선기업으로의 매각만 가능했기 때문에 한화로의 인수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대우조선이 적자 상태이지만 인수 후 경영이 안정화되면 대외신뢰도도 높아지고 그동안 제약이 있었던 투자, 신규인력 확보 등에서 유연하게 대처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유럽 에너지난에 LNG 운반, 저장 관련 선박, 설비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한화 입장에선 다양한 측면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 인수로 자율주행선박 사업에서 시너지도 예상되고 있다.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대우조선의 선박 건조 기술에 한화의 센서, 내비게이션 등 자율주행에 필수인 장비·기술이 결합하면 현대중공업그룹과 자율운항 선박 부문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 선박 기술 선점해야 윈윈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과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한화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약 1조70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의 부채는 10조4741억원, 자기자본은 1조5483억원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676.5%에 달한다.
실사 과정에서 장부상 나타나지 않은 우발채무의 유무도 관건이다. 발주처와의 소송, 러시아 프로젝트, 드릴십 등과 관련해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LNG 운반선 분야에서 전 세계 발주량 80% 이상을 독점하면서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한 것도 변수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우리나라 보다 10~20배가 넘는 조선 인력이 배출되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LNG 선에서 우위를 점하리란 보장이 없다"며 "과거 저가 수주 문제는 국내 조선 3사간의 경쟁도 있지만 중국 영향이 더 컸던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스마트 선박으로 나아가서 시장을 선점·개척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창 연구위원은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향후 10년간 신규 선박 발주 규모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후 10년은 다시 안 좋아질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3강 체제보다 2강 체제가 맞지 않았나 싶은데, 지금처럼 수주 잔량이 많을 때 향후 불황 시 서로 저가 수주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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