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중동붐' 물거품 될라 …한화는 왜 14조 이라크사업 손뗐나
파이낸셜뉴스
2022.10.21 05:00
수정 : 2022.10.21 20:40기사원문
중동 등 해외건설 드라이브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 수준을 유지하자 오일머니가 대거 유입되는 중동 시장 등에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연 500억달러 수주, 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을 목표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와 해외건설협회,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로 하는 등 해외건설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네옴시티 등 사우디 주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정부·민간기업·공기업이 참여하는 대표단을 짠 것이다.
공사대금 등 리스크 최소화
이처럼 정부가 해외건설 사업 수주를 장려하는 상황에서 한화건설은 최근 총 101억2000만달러(약 14조4989억원) 규모를 웃도는 이라크 신도시 사업에서 전격 손을 떼기로 했다. 그동안 밀린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이다. 적지않은 규모임에도 계약해지까지 불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07년부터 해외 건설시장에서 '제 살 깎기' 수주 경쟁을 벌이다 2010년 초반 들어 손실을 보는 기업들이 많았고, 심지어 워크아웃 돌입의 원인이 된 과거가 있다. 그만큼 현재 진행 중인 해외 프로젝트는 심사숙고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져있다.
또 현지통화 결제, 현지인력 고용 등 강달러가 마냥 호재로 작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 모든 통화가 달러대비 20% 절상됐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건설시장도 세계 경제와 궤를 같이 한다. 유가지표 하나만 놓고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설 외교를 앞세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목표에 매몰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과거 해외건설 시장 활황기때 정부에서 매년 목표를 정해놓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숫자를 맞추다 보니 사업 검토는 뒷전이었다는 지적이다. 손 연구위원은 "해외건설은 지금 계약을 하고 나중에 돈을 받을 때 영향을 준다"라며 "이런 문제 때문에 특정 목표 달성 여부 보다는 양질의 사업 수주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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