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샤워 중 인기척…담벼락 남성, CCTV 꺾고 훔쳐봤다"
뉴스1
2022.10.14 16:22
수정 : 2022.10.16 00:09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욕실 창문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CCTV(내부영상망)를 확인하자 한 남성이 담벼락에 올라 몰래 훔쳐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성은 "술에 취해 그랬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 일주일 만에 집에 왔는데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며 겪은 일을 털어놨다.
습기 때문에 화장실 창문은 늘 열려있지만, 혹시라도 맞은편에서 보일까 봐 창틀에 섬유유연제를 가림막 삼아 올려놨다.
또 A씨의 집은 1층이지만 반 계단 올라가야 해서 키가 2m 넘지 않는 이상 밖에서 보기 어렵다.
당시 A씨는 빨래도 함께하던 중 섬유유연제를 넣으려 몸을 일으켰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는 "방충망이 좀 뜯어진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움직임이 느껴졌지만, 바람 때문인 줄 알았다. 전날 비가 많이 오기도 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다시 샤워하던 A씨는 창틀에 놔둔 치약을 꺼내려고 일어났다가 재차 이상한 기운이 들었다.
찝찝한 마음에 창문을 닫고 샤워를 마친 A씨는 아이를 재운 뒤 건물 바깥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다가 깜짝 놀랐다.
의문의 남성이 A씨가 거주하는 건물 쪽에 있는 담벼락에 올라서서 창문을 통해 화장실 안쪽을 보고 있었던 것. CCTV 속 남성은 담벼락에 위태롭게 선 채 A씨가 씻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A씨는 "남성은 자기 얼굴이 나오지 않게 CCTV 각도도 바꿔놓고 치밀했다"며 "너무 놀라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건 탓 집에 있기 불안했던 A씨는 가족 집에서 며칠간 머무르다 다시 돌아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성은 술 취해서 그랬다고 한다. 술 핑계 대면 용납되는 이 세상이 미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담벼락은 잘 걸어다니던데 진짜 취했는지 (모르겠다)"며 "집에서 잠을 못 자겠다. 불면증이 생겼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편해야 할 우리 집이 불편해졌다. 계속 CCTV를 확인하게 된다"고 속상해했다.
누리꾼들은 "모른 척하고 뜨거운 물을 뿌렸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남 씻는 게 보고 싶은 거냐", "담벼락 올라가다가 미끄러져서 자빠지고 치아 다 부러지게 윤활제 발라놓으면 안 되냐", "너무 소름 돋는다", "저 남성 한두 번이 아닐 듯", "다리 걷어차서 바닥에 넘어뜨리고 싶다" 등 공분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대학생 때 겪어보고 잡아도 봤는데 방법 없다"며 "창문 안으로 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주거침입죄가 성립 안 되더라. 무슨 벌금 딱지 끊어주듯 5만원 처분이 끝이었다"고 씁쓸한 경험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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