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강국’ 밑거름, 시흥시청 육상부

파이낸셜뉴스       2022.10.15 08:31   수정 : 2022.10.15 08: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시흥=강근주 기자】 시흥시청 육상부 활약이 심상치 않다. 올해 각종 전국체육대회 입상을 휩쓸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육상계 명문 팀으로 저력을 과시하며 금빛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현재 창단 19주년을 맞이한 시흥시청 육상부는 넘치는 재능 그리고 뜨거운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쳐있다.

더 멀리, 더 빠르게, 매일매일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기록하며 한계상황에 적극 도전하는 시흥시청 육상부를 들여다본다.



◇57만 시민과 함께 뛰다…단거리 육상스타 이민정 보유

시흥시청 육상부는 전복수 감독을 중심으로 2003년 김신애-육효진 선수와 함께 첫걸음을 내디뎠다. ‘시흥’ 하면 누구나 ‘소래’를 떠올릴 만큼 당시 시흥을 대표하는 소래초-중-고교 육상부 활동이 우수했다. 이는 자연스레 지역체육 인재 양성을 위한 단초가 돼 시흥시청 육상부 창단으로 이어졌고, 선수 육성이 본격화했다.

김신애-육효진 선수는 소래고교 졸업생으로 실업팀에 첫발을 내디딘 뒤 각종 대회에서 선전했다. 특히 김신애 선수는 2005년 전국체육대회 4개 종목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우수선수 입단으로 시흥시청 육상부는 좋은 기록을 내며 세대교체도 이뤄내 현재 6명 선수가 시흥시를 대표하는 육상선수로 기량을 펼치고 있다.

팀 주장인 민지현(주 종목 400m) 선수를 비롯해 이민정(주 종목 100m, 200m), 신지애(주 종목 혼성 7종), 임지희(주 종목 200m, 400m), 황윤경(주 종목 200m, 400m), 김애영(주 종목 100m) 선수가 바로 시흥시청 육상부를 이끄는 6인이다.

이 중 이민정 선수는 단거리 육상 스타로 200m 종목에서 한국 역대 4위 기록인 23초 99를 보유해 명성이 높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육상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시흥시청 육상부는 이민정 선수가 출전한 대회에서 그동안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든든한 맏언니로 팀 중심을 잡아주는 민지현 선수와 신지애-임지희-황윤경 선수 역시 메달리스트로 탁월한 기량을 뽐내고 있고, 이민정 선수 계보를 이을 단거리 유망주 김애영 선수까지 기량 넘치는 6인조는 매년 많은 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쥐었다.

올해 활약은 더 눈부시다. 제26회 전국실업육상경기선수권대회, 제51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2022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제76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대회에서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8월에 열린 제68회 경기도체육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우승했다.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는 경기지역 대표로 5명이 선발되는 쾌거까지 달성했다.



◇트레이드마크 원팀…재능기부 4년간 전개

끈끈한 팀워크는 시흥시청 육상부 트레이드마크다. 이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냉정하게 보면 선수 개개인이 서로 경쟁상대지만, 학교-직장을 통해 10년 이상 선-후배가 가족처럼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경쟁을 넘어 원 팀으로 화합을 이루며 서로 성장을 돕고 있다.

편하게 정서를 교감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더 큰 응집력과 팀워크가 나오는 만큼, 17년간 시흥시청 소속 선수로 활약했던 김신애 코치는 친언니처럼 선수들과 소통하며 아낌없는 조언을 주고 자기 노하우를 빠짐없이 전수한다. 성적에 대한 선수들 중압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어려운 과정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지혜를 세심하게 코치한다.

소래고교에서 오랜 시간 육상 꿈나무를 지도하고, 시흥시청에서 19년째 육상부 수장으로 꽃길을 열고 있는 전복수 감독은 선수들과 긴 시간 함께 호흡해온 점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로 하지 않아도 선수들 컨디션이나 성향이 확연히 눈에 보이기에 부족한 부분을 더 꼼꼼히 지도할 수 있고, 이는 좋은 기록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복수 감독은 선수들이 더 나아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며 발맞춰 가는 리더십으로 선수들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흔히 육상의 꽃은 100m라고 하지만 시흥시청 육상부는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들 덕에 100m, 200m, 400m 종목 모두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12년 제66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 1600m 계주 결승에서 3분 42초 22로 국가대표 기록을 깨고, 단일팀으로 한국 신기록을 달성하며 기념비적인 순간을 탄생시켰다.

육상부 뛰어난 재능은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 환원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4년간 꿈나무 육상인재를 키우기 위해 선수단이 직접 초등학교에 찾아가 수업하며 어린이 건강 증진과 꿈 실현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에이스 속속 등장해 팀 분위기 활력…시흥시 아낌없는 지원

화려한 성공 뒤안길에는 당연히 힘든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지금과는 달리 육상부가 창단됐을 때만 해도 운동여건이 열악한 부분들이 있었고 전국대회 결과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럴수록 선수들은 똘똘 뭉쳐 경쟁력을 높였고, 전복수 감독은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뢰와 자신감을 심어줬다. 또한 새로운 에이스들이 등장하며 팀 분위기에 활력을 더했고 시흥시 자존심을 세웠다.

전복수 감독은 시흥시 적극 지원으로 선수들 운동 환경이 해마다 개선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계훈련에 들어갈 경우에도 전지훈련을 떠나지 않아도 관내에서 편안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시흥시가 비닐 트랙을 제공해줘 선수들이 시간도 절약하고, 기량도 갈고닦을 수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전국에는 총 92개 육상 실업 팀이 있는데, 시흥시청 육상부는 단거리 종목에서 상위권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 종목을 살리되 나머지 종목을 보완해 모든 종목에서 상위 랭킹을 반드시 이룩하겠다는 각오로 시흥시청 육상부는 오늘도 열정을 쏟고 있다.7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개막한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한 시흥시청 육상부는 여자 일반부 200m에서 이민정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힘찬 질주를 전개했다.

윤병기 체육진흥과 팀장은 15일 “시흥시청 육상부는 앞으로도 시흥시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육상 레벨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새록새록 되새기는 만큼, 이들이 전해줄 희망과 감동 순간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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