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넘어선 기아…韓·유럽서 현대차 앞질렀다
파이낸셜뉴스
2022.10.23 14:43
수정 : 2022.10.23 1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부진 등으로 산업계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가운데도 기아가 국내외에서 약진하고 있다.
■ 기아, 유럽시장 '형님' 추월
23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아의 유럽 판매실적은 총 42만5882대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39만5649대) 보다 3만233대 더 많은 판매 규모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기아가 9.8%, 현대차가 3.2%로 집계돼 기아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 작년 연간 판매량은 현대차 43만3504대, 기아 42만7584대로 두 브랜드 간 격차가 5920대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이 같은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가 호실적을 내면서 현대차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올해 82만1531대를 팔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점유율은 9.9%로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판매 호조세에 프랑스계 완성차 업체인 르노그룹은 4위로 밀려났다.
기아가 올해 1~9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 차량은 씨드로 10만9614대를 기록했다. 기아의 유럽 전략 모델인 씨드는 2006년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차량이다. 이어 스포티지가 10만8973대로 10만대를 웃도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는 최근 하이브리드 SUV 비교평가에서 기아 스포티지가 도요타 RAV4보다 '한 세대 앞선 차'라고 평하며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 밖에 친환경 SUV인 니로도 6만3002대가 팔리며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를 앞질렀다. 올해 1~9월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실적은 5만7403대로 같은 기간 현대차(5만2223대) 보다 5180대 더 많았다. 현대차그룹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10만9626대로 작년 동기 보다 21% 증가했다.
■ SUV 중심 전략 통했다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도 기아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9월 국내 시장에서 35만668대의 승용차를 팔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 29만1378대, 제네시스 9만8983대 순으로 집계됐다. 물론 현대차에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실적을 더하면 기아가 뒤처지긴 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격차가 큰 폭으로 줄었다.
기아의 핵심 차종은 중형 SUV 쏘렌토다. 쏘렌토는 올해 1~9월 국내 시장에서 4만9726대가 팔려 전체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이달 계약하면 18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계약이 밀려있는 상태다. 이 밖에 미니밴인 카니발(4위·3만9166대), 스포티지(5위·3만8486대)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시장에선 세단 보다는 RV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라며 "기아의 경우 세단 보다는 SUV를 비롯한 RV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세워 왔는데, 이 같은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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