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 멜로니, 관사 사용 두고 '성별 논란'

뉴스1       2022.10.25 06:31   수정 : 2022.10.25 06:31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이탈리아의 사상 첫 여성 총리 조르자 멜로니(45) 총리의 성별 관사 사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성별에 따라 관사를 다르게 쓰는데, 멜로니 총리가 자신에 여성을 뜻하는 정관사 '라(la)' 대신 남성을 뜻하는 정관사 '일(il)'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면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총리 공식 명칭인 '(프레지덴테 델 콘시질로(Presidente del Consiglio)' 앞에 남성관사 il을 사용해달라 요구했다.

이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멜로니 총리가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한 전날에 이어 이날도 모두 il을 붙여 보도했다. 총리실도 공문에 모두 남성관사 il을 썼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의 최대 노동조합인 우시그라이는 성명을 내고 "멜로니 총리가 요청했다는 이유로 경영진에서 그에게 남성 관사를 써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우리에겐 (멜로디 총리에) 남성 관사를 써야할 의무가 없다”고 비판했다.

라우라 볼드리니 전 하원의장도 "최초의 여성 총리가 남성적인 형태를 택하다니…"라며 멜로디 총리가 이끄는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의 명칭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볼드리니 전 하원의장은 "자매들(Sisters)을 이름에 넣지 않은 정당인 FdI의 대표가 여성 관사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어 관리 기관인 아카메디아 델라 크루스카의 클라우디오 마라치니 회장은 여성이 맡은 직책에 여성 관사를 사용하는 것이 문법적으로는 옳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념적이거나 세대적인 이유로 전통적인 남성 형태를 선호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고 부연했다.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멜로니 총리는 여성 할당제에 부정적 입장을 내놓는 등 여성으로서의 권리에 대해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편이다.


여성 할당제란 정치, 경제, 교육, 고용 등의 분야에서 채용이나 승진 시 일정 비율 이상 여성에게 자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 능력을 통해 올라가야 한다며, 여성 할당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실제 멜로니 총리가 임명한 장관 24명 중 여성은 6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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