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니니' 양인모, 왜 7년만에 다시 콩쿠르에 도전했나?
파이낸셜뉴스
2022.10.27 19:08
수정 : 2022.10.27 19: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럽에서 인지도를 올려 더 많은 연주를 하고 싶어서 콩쿠르에 재도전했다. 우승 후 매일 2-3군데서 연락이 왔고, 내가 바라던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커리어를 얻는 것보다 유지하고 그것을 생명력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양인모는 27일 '부산시립교향악단&양인모' 공연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당시 19살이었는데, 이젠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겠구나’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고 돌이켰다.
“만약 당시 유럽으로 거취를 옮겼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또 우승 이후 가진 연주회들을 계속 이어나가지 못하고 한번의 기회로 끝내면서 생각보다 연주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수학하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연주자로서 하는 일 대부분이 연습인데, 팬데믹 기간 무대가 없어지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잃었다. 나아가 음악가로서 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어떤 자극제가 필요했고, 지난 12월 다시 콩쿠르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두번째 콩쿠르 우승을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 그는 내년 10월까지 공연 스케줄로 가득 채웠다. 다음달 10일에는 지휘자 최수열이 이끄는 부산시립교향악단과 협연에 나선다. 3일 앞선 11월 7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청와대 가을을 물들이는 K-클래식' 음악회’ 연주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양인모는 “한국 일정에 청와대 연주가 추가돼 기쁘고 그 장소가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빈관은 가본 적이 없다. 예전에 김남윤 선생님 제자들이 단체로 청와대에 가서 연주한 적은 있는데 야외 연주였고, 영빈관은 이번이 처음이다..TV에서만 봤던 곳인데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되어 좋은 것 같다. 좋은 연주가들과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다.”
‘부산시립교향악단&양인모’ 공연은 평소 관심을 갖던 현대음악이 포함돼 더욱 기대하며 준비 중이다. 이번 공연에서 양인모는 진은숙 바이올린 협주곡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항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연주한다.
진은숙은 2014년 '진은숙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권위 있는 그라베마이어 작곡상을 수상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1년에 완성된 이 협주곡은 이듬해 1월 비비아네 하그너의 바이올린과 켄트 나가노가 지휘한 베를린 도이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됐다.
양윤모는 이곡에 대해 “이번 연주가 기획되기 2년 전부터 자필 악보를 구해 관심 갖고 보던 곡이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콩쿠르 후 6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루에 3시간씩 연습했다. 제가 해본 곡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어렵다. 이 곡을 연습하다가 베토벤, 모차르트 곡을 연습하면 그 곡들이 비교적 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이 곡은 고전적인 측면과 모던한 측면이 둘 다 공존한다. 특히 콘체르토(협주곡)라고 하면 솔로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주고 받으면서 여러 주장을 펼치는 대립 관계인데, 이 곡은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다. 타악기만 27개가 사용되는 등 다른 콘체르토에서 듣기 힘든 음색도 가졌다.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협주곡이다"이라고 부연했다.
"진은숙 작곡가는 대단한 작곡가다. 이 곡을 연주하거나 들을 기회가 흔치 않기에 나 역시 매우 기대하고 준비도 많이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좋은 경험 하시면 좋을 것 같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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