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려서 정신 잃으려고 할 때 누군가 얼굴 쳐줬다"...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증언

뉴스1       2022.11.01 18:37   수정 : 2022.11.01 18:37기사원문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과 소방119구조대원, 시민들까지 의식잃은 환자들을 심폐소생술(CPR)하며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방당국은 핼로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인파가 몰리명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현재 사망 149명, 중상 19명, 경상 57명이다. (SNS 캡쳐) 2022.10.30/뉴스1




(서울=뉴스1) 이승아 문동주 기자 최은지 인턴기자 = "맨 아래 쪽에 깔려 정신을 잃으려고 할 때 누군가 얼굴을 쳐주고 물을 뿌려주며 격려해줬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에서 인파에 밀려 깔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 장여진(22) 씨는 그 날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1일 이태원 참사의 생존자 장여진 씨는 서울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설치된 유실문 센터에 손가방을 찾으러 방문했다.

유실물을 찾은 후 취재진과 만난 장 씨는 "맨 아래 쪽에 깔렸지만 구조되었고, 가방을 찾으러 왔다"며 "맨 아래 쪽에 깔렸지만 운 좋게 배 아래부터 깔렸고 상체는 눌리지 않아 살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당시 이태원에 사람이 매우 많아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해 나오다가 인파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그는 "인파에 휩쓸린 김에 얼른 나가려고 했지만 위에서 누가 '어어'하더니 그냥 바로 쓰러졌다"며 "운좋게 공간이 있는 쪽으로 넘어져 상반신을 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위에 엄청 많은 사람이 있었고, 제 위에 있는 사람은 바로 기절을 했다"며 "(저도 깔려서) 숨을 못 쉬고 정신을 잃으려고 하니까 누군가 물을 뿌려주고 얼굴을 쳐주었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물건을 잃어버린 상황도 같이 전했다.

그는 "주변 상인들이 깔린 사람들을 빼내려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빼내려 했지만 빠지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처음에 손에 휴대폰과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빼주려던 사람들이 '그냥 손 놔라. 안그러면 너 죽는다'고 해서 손을 놨다"고 말했다.


그래도 구조되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장 씨는 깔려서 기다리다 오후 11시쯤 구조되었다고 했다.

장씨는 "뼈 골절이랑 파열이 된 상태고 신경이 손상됐을 수도 있다고 해서 며칠 후에 병원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그냥 제가 살아 나온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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