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피스 임대료 11년 만에 최대 하락폭 "재택근무, 경기 불확실성"
파이낸셜뉴스
2022.11.03 09:32
수정 : 2022.11.03 09:32기사원문
도쿄 중심 5개구 신축 빌딩 공실률 40% 달해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의 오피스 임대료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11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85년 2월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9월 도쿄 오피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빌딩(건축 후 1년 이상의 빌딩)의 지수는 149.12로 전년동기대비 5.65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 브라더스 쇼크와 지진으로 2009~2011년 3년 연속 하락 이후 하반기에 2년 연속 감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 기준으로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오피스 임대료 급락의 배경은 재택근무 정착과 경기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함께 사무실 공간을 통폐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
대표적으로 히타치 제작소는 도쿄와 카나가와현의 오피스 면적을 20% 줄였고, 후지쯔나 NTT도 오피스 줄이거나 합치기로 했다.
히라야마 시게오 도시미래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기업의 오피스 통폐합 검토 움직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특히 세계 경제 동향에 민감한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사무실 이전을 중단하기 시작했고 이는 일본 기업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 도쿄의 신축 빌딩 지수는 166.95로 지난해에 비해 0.44p 하락했다. 도쿄 중심부의 5개구(치요다·주오·미나토·시부야·신주쿠)의 신축 빌딩의 공실률은 9월 현재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뜩이나 내년에는 도쿄에서 대형 빌딩의 개업도 잇따를 예정이다. 오피스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공급이 증가하면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니케이는 "재택근무 정착과 세계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경기 불안으로 기업들이 오피스 투자에 신중하고 있다"며 "내년 빌딩 대량 공급을 앞두고 임대료 하락 압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서비스 대기업인 존스랑그라사르(JLL)의 다이토 유토 수석 이사도 "당분간 도쿄 오피스 임대료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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