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꺼리는 버핏도 샀다… '반도체株의 시간' 오나

파이낸셜뉴스       2022.11.15 18:14   수정 : 2022.11.15 18:14기사원문
투자 포트폴리오에 TSMC 편입
6010만주·51억달러 규모 매수
3분기 주식투자 절반 이상 투입
대형 기술주 투자 드물어 '눈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해 3·4분기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만 TSMC를 신규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TSMC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다.

14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보유현황(13F) 보고서에서 올해 3·4분기에 TSMC 6010만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3·4분기 평균 주가를 적용하면 매입 규모는 51억달러에 달한다. 3·4분기 주식투자(90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TSMC에 집중한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후 TSMC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7% 가까이 올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대형 기술주에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지만 시장에서 규모 측면의 경쟁 우위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IBM, 중국 비야디 등에도 투자했지만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한 반면 애플은 아직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대 투자처로 남아 있다.

톰 루소 가드너루소앤드퀸 파트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TSMC 제품 없이는 세상이 잘 돌아가지 않게 됐다고 믿는 것 같다"며 "일상생활의 중심이 돼가는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등 대형 회사부터 영세업체까지 9000개 가량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배런스는 "반도체는 자율주행, 전기차, 인공지능, 커넥티드 홈 어플리케이션 등 초기 산업 확장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성장이 약속된 분야"라며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기술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충돌하는 상황에서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선도하는 회사로 자리 잡은 TSMC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버크셔는 TSMC 이외에 건자재업체 루이지애나퍼시픽(2억9700만달러)과 금융사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1300만달러) 주식도 신규 매입했다. 또 에너지업체 쉐브론과 옥시덴털페트롤리엄, 화학업체 셀러니즈, 엔터테인먼트업체 파라마운트 글로벌에 대해서는 지분을 확대했다.


반대로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금융사 뱅크오브뉴욕멜런과 US뱅코프,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 식료품 체인 크로거의 지분은 축소했다.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식 매입에 쓴 돈은 6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배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교수는 "전형적인 버핏 스타일"이라며 "다른 이들이 공포에 휩싸일 때 버핏은 탐욕적이 되고 다른 이들이 탐욕적일 때 그는 공포에 휩싸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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