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2500조원' 빈 살만 누구?..사우디 파격적 개혁 이끄는 37살 군주

파이낸셜뉴스       2022.11.18 08:25   수정 : 2022.11.18 08:25기사원문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87세 국왕 뒤를 잇는 최고 실세
재력과 권력을 모두 가진 ‘미스터 에브리띵(Mr. Everything)’
1985년생의 젊은 나이

[파이낸셜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실세라고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방한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영접을 받은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낮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남동 관저에서 2시간 30분간 고위급 회담 및 단독 회담을 가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과 기업인 차담회를 가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에서 채 24시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도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그의 셋째 부인 파흐다 빈트 팔라 빈 술탄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연도는 1985년로,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같은 해에 태어나기도 했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조용한 유년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에는 해외, 특히 미국 유학파가 다수지만 그는 사우디에서 공부했으며 리야드 킹사우드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87세 고령의 국왕을 대신해 국정을 총괄하는 그는 37세의 젊은 군주이다. 특히 그는 아이폰과 플레이스테이션을 좋아하고, 비디오 게임 ‘콜 오브 듀티’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내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빈 살만은 재력과 권력을 모두 가진 ‘미스터 에브리띵(Mr. Everything)’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자산은 약 2조 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한화로 약 2704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내년도 예산안의 4배 가량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세계 최대 산유국을 이끄는 그의 위상은 3년 전보다 훨씬 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애초 왕위 계승 1순위였던 빈 살만 빈 나예프 왕자가 2017년 6월 왕세자 지위와 내무장관에서 물러나면서 왕위 계승을 본격화했다. 권력 강화에 나선 빈 살만 왕세자는 국유자산 민영화, 국가보조금 축소, 여성 운전 허용 등 인권 신장 같은 사우디의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을 주도했다.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자동차 운전 허용, 영화관 운영, 해외 가수 콘서트 허용, 종교 경찰 권한 축소 등이 대표적인 예다. 파격적인 개혁정책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동시에 군사적으로는 예멘 내전, 이란과 적대 고조 등 강경한 성향을 보였다.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듬해부터 '네옴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북서부 홍해인근 타북주(州) 약 26만5000㎢ 부지에 사우디~이집트~요르단에 걸친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친환경신도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총 4∼5단계 순차 발주를 통해 사업비는 5000억달러(약 686조원)를 쏟는다. 다만, 공식사업비는 5000억달러로 알려졌지만 사업을 완성하는 데 약 1조 달러가 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길이 170㎞에 달하는 자급자족형 직선도시인 ‘더 라인’은 사막과 협곡, 산악지대를 지나 사우디·이집트·요르단 국경이 한데 모이는 홍해 아카바만(灣)까지 이어진다. 폭 200m, 높이 500m의 선형 구조물을 총연장 170km 길이로 지어 그 안에 사람이 살고, 나머지는 있는 그대로 자연을 보존한다는 게 사우디의 구상이다.

더라인은 수평 구조의 전통적 도시를 수직 구조로 재구성해 위로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개발 면적을 줄이겠다는 시도다.
롯데월드타워(555m)만 한 높이의 빌딩이 서울부터 강릉까지 일직선으로 빽빽하게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도로도, 차도, 탄소배출도 없는 100% 재생에너지로 돌아가는 도시가 목표다. 물은 담수화 플랜트에서 공급받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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