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주연 부담컸던 '금수저'…'시크릿가든' 현빈 선배님 참고" ①
뉴스1
2022.11.23 10:20
수정 : 2022.11.23 10:20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12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극본 윤은경 김은희/연출 송현욱 이한준)의 주연 이종원은 누구보다 내면이 단단한 배우였다. 지난 2018년 웹드라마 '고, 백 다이어리'로 데뷔한 지 5년차가 된 신인에 가까운 배우이지만,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확립한 자신의 삶의 가치관을 소신있게 밝힐 줄 아는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돈이란 게 늘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원망하기도 했지만 '금수저'를 통해 그렇게 생각해왔던 제 스스로를 용서한 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종원이 주연을 맡은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11회가 최고 시청률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동 시간대 경쟁작인 SBS '천원짜리 변호사'와의 경쟁에서 선방했다. 그가 맡은 캐릭터는 재벌 도신그룹의 후계자 황태용으로, 금수저를 쓴 이승천(육성재 분)과 운명이 바뀌게 되는 인물이다. 이종원은 황태용과 이승천을 오가는 활약으로 주목받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주연배우로 성장했다.
이종원은 처음으로 지상파 주연을 맡아 큰 책임감을 느꼈지만 "배우들과 드라마를 찍으면서 부담감을 나누고 의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황태용과 이승천을 오가는 데다, 부와 명예를 타고난 캐릭터를 맡아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는 "'시크릿 가든'과 같은 드라마를 다 챙겨봤고 현빈 선배님의 연기 톤과 눈빛으로 많이 배웠다"고도 밝혔다. 이종원은 돈과 명예보다 지금 앞에 주어진 행복을 더 생각하게 됐다며 "'금수저'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인생관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고도 털어놨다. 이종원을 만나 '금수저'와 관련한 더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금수저' 종영 소감은.
▶동시간에 쟁쟁했던 다른 작품이 있었음에도 '이 정도면 선방했다' '다행이다' 했다. 다른 배우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그 생각 뿐이다.
-'금수저'에 대한 호평은 실감했나.
▶태용이가 승천이의 삶을 살게 되면서 태용이일 땐 드러나지 않던 진짜 모습들이 점점 드러났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에 보내주신 관심이 실감이 나기도 했다. 주변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짤을 캡처해서 보내주기도 하고 지인들이 영상 링크를 보내주기도 했다. 그때마다 '금수저'가 그래도 잘 되고 있구나 하고 감사했다.
-어떤 반응들이 기억에 남았나.
▶'태용이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기억에 남았다. '태용이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오더라. 부자에서 흙수저가 됐고, 나중에는 자기가 원하는 걸 찾아가는 성장 과정을 보여줬지만 나름의 많은 굴곡이 있었다. 뒤로 갈수록 솔직해지고 순수해지는 면모가 호감을 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다행히도 감사하게 그렇게 봐주시더라.
-배우로서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었나.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태용이에서 승천이가 됐을 때 그 변화와 차이점을 최대한 많이 두려고 했어서 외적으로도 말투로도 최대한 다르게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서 그걸 확연히 다르다고 봐주셨으면 했다. '두 가지를 넘나들며 연기할 수 있는 친구구나'라고 알아봐주셨으면 했는데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
-황태용 역은 오디션을 거쳤는데, 어떤 이유 덕분에 캐스팅 될 수 있었다고 봤나.
▶미팅과 오디션이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 오디션 당시 황태용 역을 위해 부티나는 옷을 챙겨입고 갔다.(웃음) 감독님과 대화가 잘 됐던 기억이 있는데, 처음에는 차가워 보일 수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태용이처럼 순수한 면과 해맑은 웃음이 있는 친구라고 알아봐주신 것 같다.
-주연으로 발탁됐을 때 어땠나. 부담감도 있었나.
▶저는 캐스팅되면 부모님께 먼저 연락을 드린다. 아무래도 부모님은 쉽게 볼 수 있는 방송 3사를 좋아하신다. 두분께 좋은 소식을 빨리 더 알려드리고 싶은 생각 밖에 없었다.(웃음) 주연으로서의 부담감과 무게감, 책임감도 당연히 있었다. 저를 억누를 수 있는 온갖 감정이 다 들었다. 승천이와 태용이를 넘나들어야 하고 두 감정이 너무 다른 드라마라 그만큼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릴 모습이 많은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 그 이상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그래서 부담감도 자연스레 따라왔지만 배우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덜어냈다. 넷 다 주연 타이틀이 익숙한 사람들은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부담감을 나누고 의지를 많이 했다. 서로가 더 편해지면서 연기도 부드러워졌고, 편한 상태로 임하다 보니 결과도 더 잘 나온 것 같다.
-금수저인 황태용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 과정도 많았을 것 같다.
▶이 친구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불어도, 피아노도 다 잘 하는 친구다. 실제의 저는 불어를 해본 적도 없고 피아노도 쳐본 적이 없었다.(웃음) 그래서 '도련님' '부잣집 아들' 키워드가 들어간 '시크릿 가든'과 같은 드라마를 다 챙겨봤다. 현빈 선배님의 연기 톤과 눈빛으로도 많이 배웠다. 피아노는 쉬는 날, 늦게 출근하는 날 내내 쳤던 것 같다. 4~5개월 연습한다고 다 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손가락 위치 정도부터 파악했고 그것마저도 몇 개월이 걸렸다. 특히 피아노가 어려웠다.(웃음)
-황태용, 이승천 집을 오가며 연기했는데 어떤 상황이 더 공감이 됐나.
▶우선 태용이네 집은 부잣집이라 대리석 바닥이라 미끄러워서 넘어지기도 했다.(웃음) 저는 태용이처럼 큰 집에 살아본 적도, 방문해본 적도 없어서 낯설었다. 승천이네 집은 반지하였고 저도 반지하에 꽤 오래 살았던 기억이 있어서 누추하다면 누추한 공간인데도 저한테 더 편한 공간이었다. 가족끼리 저녁에 모여서 치킨 사서 나눠먹은 어릴 때 기억과 많이 매치가 됐다. 그러다 보니 승천이의 삶에 더 공감하게 됐고, 그때 모습이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태용이일 때도 좋았지만 승천이일 때가 제 모습이 툭툭 묻어나서 더 자연스러워 보였던 것 같다.
-육성재와 호흡은 어땠나.
▶제일 많이 붙고 가장 많이 촬영했기 때문에 정말 의지를 많이 했다. 전우애가 생겼을 만큼, 촬영이 없으면 아쉬울 정도였다. 저도 승천이를 연기할 때 승천이에 대해 많이 묻기도 했고, 저도 태용이에 대해 많이 나누기도 했다. 서로가 의견을 많이 수렴하고 공유했다. 이 친구와는 안 친해질 수가 없는 운명이었다.
-정채연과는 러브라인을 연기했는데.
▶러브라인을 이어가려고 하면 태용이로 바뀌어서 제대로 연기를 못해서 이종원으로서는 아쉬웠다.(웃음) 현장에서는 정채연 배우만 나타나면 현장이 화사해지는 특이한 효과가 있었다. 6~7개월 동안 촬영이 쉽지 않은데, 힘들다 하면 힘들 수 있는데 한번도 힘들다고 한 적이 없다. 본인도 힘들텐데 지치지 않게 하려고 분위기도 올려주고 끌어가려 하는구나 느꼈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나회장(손종학 분)의 죽음, 과거 트라우마와 관련해 감정적으로 힘든 연기를 해야 했다.
▶태용이는 웬만해선 벌벌 떨거나 공황발작이 오는 그런 장면이 많았다. 연기가 힘든 것도 있지만 이 친구를 다독여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런 친구가 있다면 한번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불쌍하다 생각했다. 캐릭터에 100% 공감은 어려웠지만 황태용이 내 친구였다면 진심 어린 마음으로 위로를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공황발작이나 아버지 앞에서 벌벌 떠는 연기는 처음 해보는 거라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 연기가 끝나면 '이래서 태용이의 삶이 너무 힘들구나' 공감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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