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 잡는' 실손보험료 인상, 내년엔 두자릿수?

파이낸셜뉴스       2022.11.29 05:00   수정 : 2022.11.2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의 계절이 다가왔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 인상을 검토한다. 최근 4년 연속 인상이 됐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손해율(위험손해율)이 항상 100% 넘었기 때문에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인상폭은 해마다 상이했다.

실손보험 손해율 130% 육박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4년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손의료보험료는 해마다 인상됐다. 2017년에는 20.9%가 올랐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6~7% 상승했다. 2021년에는 두 자릿수인 10~12%가 올랐으며 올해는 14.2%가 상승했다.

2018년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유일하게 동결이 됐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보험료를 동결했다.

그러나 손해율은 해마다 100%를 넘었다. 2017년 123.2%, 2018년 122.4%, 2019년 135.9%, 2020년 132.0%, 2021년 132.5%로 증가했다. 손해율이 132%라는 것은 보험료로 1만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만 3200원을 지급하는 적자 구조라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실손보험 손익은 -2조 8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3600억원 늘었다.

올해 역시 손해율이 100%를 넘을 전망이다. 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올 3·4분기 실적발표에서 "3세대 실손 손해율(경과손해율)은 118%에 달한다"고 밝혔다.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는 "올해 모든 회사의 실손 손해율은 100%를 넘고 지난해 수준인 13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1년간 300번 넘는 도수치료로 보험금 지급


실손 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실손보험 과다 이용으로 보험금 누수 △도수치료 등 관련 비급여 의료비 청구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대형 손보사의 보험가입자는 1년간 252회의 외래 진료를 받았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치료 비중이 97%로 보험금만 74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손해보험사의 보험 가입자는 1년간 307회의 도수 치료를 받고 7400만원을 받았다. 비급여 치료 비중이 99%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위 청구자들의 청구행태가 모두 과다이용인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진단명이 중증질환이 아닌 점, 필수치료에 해당하는 급여보다는 비급여의 비중이 현저히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과잉의료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비급여 관련 청구금액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상위 손해보험사 5개의 비급여 재활 및 물리치료 청구 금액은 2018년 2391억원→3290억원(2019년)→4717억원(2020년)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도수치료 보험금은 전체 비급여 보험금의 12.8%로 비급여금액 비중이 가장 높았다. 올해도 도수치료와 하지정맥류 비급여 치료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 검토


손보사들은 두 자릿수 실손의료보험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특히 내년에는 첫 갱신 주기가 오는 3세대 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의 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실손보험은 출시 시점과 보장 내역에 따라 1~4세대로 구분되며 3세대 실손보험은 출시 5년까지는 보험료를 조정해지 못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보험료는 낮추고 보장범위를 축소한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했다. 그러나 올해 6월까지 신규 가입 97만건, 계약전환 37만건으로 가입이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 인상은 기정사실화 됐지만 업계가 바라는 만큼 인상폭이 결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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