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인, 이슬람 정권 소멸 원해…시위로 정권 붕괴 가능한 이유"

뉴스1       2022.12.14 10:39   수정 : 2022.12.14 10:39기사원문

이란에선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으로 인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돼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자들이 모여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3개월째 지속되는 이란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 미 중앙정보국(CIA) 소속 이란 전문 장교 출신 르우엘 마크 게레히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과 레이 타케이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날 '이란 시위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이란은 혁명의 가장자리에 이르게 한 풍부한 정치적 반대 (시위)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중동 국가로는 유일하게 20세기 두 번의 혁명을 겪었다. 1925년 건립돼 이란 서구화를 이끈 팔레비 왕조와 1979년 이래 현존하는 이슬람 신정체제. 이란인들은 성격이 매우 다른 두 정권을 모두 거부했다.

기고문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 통치자들은 이러한 시위가 개혁이 아니라 혁명을 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며 "시위자들이 성공하리라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지지로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기로 한 결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린 실존적 위기를 촉발했다"고 했다.

이어 "한 세기가 넘도록 이란 내 정치의 사회적 참여가 이어지면서 이란인들은 자치 정부의 중요한 본질을 알고 있다"며 "이들은 세속적 독재자, 공격적인 뮬라(이슬람 율법학자)들이 야기한 피해를 겪으면서 다시는 이들 유혹으로부터 희생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비판은 중동의 강점이 아니지만 이란인들은 급기야 자신들이 처한 곤경에 대해 자기 비판하기에 이르렀다"며 "시민들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점화될 수도 지속될 수도 없다. (이런 관점에서) 이란은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기고문은 "아랍인, 쿠르드족, 발루치족 등 이란은 페르시아 권위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역사가 있다. 인종적 다양성은 과거 분쟁을 일으켰다"며 "젊은 쿠르드족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가 사망한 직후 시작된 전국적인 시위는 눈에 띄게 통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이란인들은 이슬람 정권의 소멸을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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