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기조 유지한 연준… 불붙은 韓 채권시장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2022.12.15 18:26   수정 : 2022.12.15 18:26기사원문
내년초 회사채 발행 AA급 이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당분간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으며 내년에도 자금 흐름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채권시장에는 공사채, 우량채가 아니면 돈을 끌어모으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 내년 초 공모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AA급 이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1월 효과…우량채가 선점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 자금 집행이 재개되는 연초 효과를 노리려는 AA급 이상의 우량채 기업들이 일찌감치 회사채 발행 채비에 나섰다.

1월 공모 회사채 발행 명단에는 롯데건설(롯데케미칼 보증채 AA0), 포스코(AA+), 롯데제과(AA0) 등이 이름을 올렸다. 롯데건설은 비록 자체 신용등급은 A+ 등급이지만,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신용을 보증하므로 AA0를 달고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온다.

유동성 수혈이 가장 시급한 만큼 오는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내년 1월 2일 발행할 예정이다.

총 2500억원 목표로 수요예측을 준비하며 대표주관사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등 8개 증권사가 나선다. 총액 인수제로 미매각 시 8개 증권사가 물량을 나눠 가져감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다.

포스코와 롯데제과는 내년 1월 5일과 11일 각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최대 7000억원을, 롯데제과는 1500억원을 목표로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 회사 역시 5개 이상 증권사가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비우량채'찬밥'…양극화 심화할 것

반면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량채로만 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용등급 AA0 이상 회사채(무보증채)는 모두 순발행을 보인 반면 AA- 등급 이하 회사채는 모두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순발행이란 회사채 발행이 현금상환보다 컸음을 의미하며 순상환은 그 반대를 의미한다. 최근 기업들의 순상환이 늘어난 것은 채권시장에서 투자수요가 위축된 결과로 추정되는 만큼, 자금경색의 심화로 해석되고 있다.

즉 AA- 등급 회사채마저 순상환이 많은 것은 투자자의 돈이 초우량채로만 몰리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피벗 가능성을 낮다고 선을 그으면서 금리 리스크에 취약한 PF 부동산 금융리스크는 자본시장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브리지론 등 부동산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경기위축에 따른 전반적인 기업 실적 저하도 우려된다"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공사채, 은행채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앞서 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예상대로 3.75~4.00%에서 4.25~4.50%로 50bp(1bp=0.01%p) 인상했다. 예상대로 금리인상 폭을 축소했지만, 점도표에서는 2023년도 금리인상 중간값을 5.1%로 상향했고 5%대까지 내년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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