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선 KVIC 미국 센터장 " 실리콘밸리는 나무보다 숲보는 곳"

파이낸셜뉴스       2022.12.18 11:55   수정 : 2022.12.18 11: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기자】

"다양성을 존중하고 성과를 보상하고 평등한 의견개진 등 실리콘밸리의 혁신 요소는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도 나무보다 숲을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이 실리콘밸리 혁신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2021년 9월부터 한국벤처투자(KVIC) 코리아벤처창업투자센터 미국 센터(이하 KVIC 미국 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명선 센터장이 생각하는 실리콘밸리만의 강점이다.

김 센터장은 "상대와 나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도 실리콘밸리의 혁신 원동력으로 보인다"면서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상대와 나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실리콘밸리 문화도 실리콘밸리 혁신의 바탕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나무보다 숲, 시간 소중히 여기는 실리콘밸리
그는 "회의 참여자가 가장 편한 시간대에 필요한 시간만을 미리 책정해 약속을 잡고 핵심 위주로 논의, 쟁점에는 해결책을 찾되 상대의 시간과 노력이 과다할 것 같다면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는 것도 실리콘밸리만의 문화다"고 소개했다. 회의 후 실현가능한 액션 플랜을 정리하는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관계를 개선하는 점도 그가 발견한 실리콘밸리만의 문화다. 김 센터장은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네트워킹, 해피아워(Happy hour)도 격식 없이 편안하게 비즈니스 아젠다를 논의하고, 정시에 끝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시스템이 상대와 나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할 때,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창업과 혁신으로 이어졌다"면서 "교통 혁신을 이룬 것도 상대와 나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실리콘밸리 문화가 토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버의 탄생 배경을 소개했다. 우버는 우버의 창업자 트레비스 칼라닉이 지난 2008년 프랑스 파리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큰 불편을 겪은 후 터치만 하면 차가 오는 스마트앱을 만들 수 없나 하는 고민 끝에 창업됐다. .

그는 이런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파악하고 KVIC 미국 센터에서 우수한 미국 VC(벤처투자)펀드를 발굴하고 현장실사를 통해 KVIC이 어떤 펀드에 출자할 것인지 판단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또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것도 또 다른 주 업무다. KVIC 미국 센터는 미국 VC로부터 투자유치를 돕기 위해 연간 30~40개 한국 기업들의 프라이빗 IR을 개최한다. 또 실리콘밸리 내 한인 스타트업, VC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해 미국 내 한인사회 영향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수기술, 사업모델 확보 스타트업은 살아남는다


김 센터장은 "각 VC의 투자전략이 상세하게 담긴 자료를 읽어나가며 질문을 도출, 실사를 통해 면밀히 확인하는 과정은 LP(유한책임투자) 투자기관 업무의 본질에 해당하는데 국익에 기여하는 일이는 만큼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센터장으로 일한 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수 후보사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전략이 현 시장 상황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한국 벤처 생태계 발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KVIC 미국 센터는 올해 '실리콘밸리 디지털 유니콘·스타트업 간담회'와 '뉴욕 한미 스타트업 서밋' 행사를 주도했다. 김 센터장은 "이런 행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유수한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 탑티어 VC를 초대해 스타트업 축제를 알차게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단위의 행사를 함께하면서 KIVC 미국 센터가 한·미 벤처생태계 전체를 조망했고 네트워킹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를 누릴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실리콘밸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경제 환경과 주식시장 하락세에 스타트업들의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스타트업 자금모집 단계의 특성상 창업초기 단계 기업들일수록 주식시장의 직접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진단했다. 우수한 기술과 사업모델을 확보한 스타트업들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활발하게 자금 모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LVIS(뇌 회로 분석)와 팬텀 AI(자율주행 솔루션) 젠에디트(유전자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정부가 이미 해외VC글로벌펀드의 확대 조성을 천명한만큼 KVIC 미국 코리아벤처창업센터도 한국·한인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일조하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스타트업 대표들을 한국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자랑스러워 하며 이분들이 한국 경제 발전의 힘이 될 수 있도록 한국벤처투자(KVIC) 코리아벤처창업투자센터 미국 센터가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벤처투자(KVIC)는


VC(벤처투자)펀드에 출자해 한국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정부 모태펀드 전문 운용기관이다. 국내 VC뿐 아니라 해외 VC에도 출자해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KVIC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폴 등 3곳에 코리아벤처창업투자센터를 운영중이고 유럽에도 개소를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KVIC은 해외VC글로벌펀드라는 전문펀드를 통해 10개국 52개 해외 자펀드에 총 5634억 원을 출자, 6조 6976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왔다. 이를 통해 470개 한국기업에 9267억 원을 투자했다. 이 중 미국 자펀드는 27개로 2246억 원을 출자해 2조 8479억 원 규모로 펀드가 조성되어 있다.
미국 자펀드를 통해 408개 한국기업에 총 6550억 원이 현재까지 투자됐다. KVIC의 미국 자펀드를 통해서 한국의 간판 유니콘 기업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 핀테크 기업)를 비롯해 컬리(온라인 쇼핑·배송 기업), 당근마켓(중고거래 커뮤니티), 직방(부동산 거래 플랫폼)등이 대표적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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