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문 닫으려는 은행의 갑질 행태는 곤란
파이낸셜뉴스
2023.01.12 18:10
수정 : 2023.01.12 18:10기사원문
은행원 점심시간 동시사용 제도를 도입해 그간 직원들이 교대로 식사하며 은행 창구를 지키던 방식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3월부터는 청주시청 등에서도 이 제도가 확대 시행된다.
은행 측은 휴게시간을 보장하라는 노조의 요구가 너무 강해 불가피했다고 하지만 해명치곤 궁색하다. 엄연히 고객을 상대로 한 업종이면서도 이를 전혀 감안치 않은 것은 전형적인 갑질 영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하루 일과가 빠듯한 직장인들은 은행 일을 보기 위해 점심시간을 짜내 대기표를 받아들고 순번을 기다린다. 짠하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이를 해소해 줄 방도를 찾기는커녕 직원 복지를 위해 아예 문을 걸어 잠그겠다니, 누가 그럴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겠는가.
은행의 영업시간 환원은 꿈쩍 않고 있다. 오죽하면 소비자단체가 은행 영업시간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성명서까지 냈겠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금리 상승으로 역대급 수익을 기록하고도 업무편의와 은행 이익을 위해 소비자 권익을 외면하는 처사를 당장 중단하라"는 주장도 했다. 초긴축 시대 고금리 덕에 거둔 이자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은행의 최근 작태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한 해 탁월한 경영으로 이익을 낸 기업의 성과급 지급이라면 토를 달 것도 없다. 하지만 은행의 성과급은 갑자기 눈덩이 이자를 내게 된 고객들의 피눈물에 기반한 것이다. 소비자 권익을 좀 더 챙겨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국내 은행은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는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발상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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