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결혼" 덜 하는 한국, 가구 내 소득공유로 불평등 완화.. "임시방편" 지적
파이낸셜뉴스
2023.01.19 16:48
수정 : 2023.01.19 17:36기사원문
한국은행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경제연구
韓, OECD 주요국에 비해 '소득수준 비슷한' 사람과 결혼 적어 가구 내 소득 공유효과 커
중위소득 이상 여성-저소득 남성 결혼 및
고소득 남성-비취업 여성 결혼 비율도 높아
노동시장 불평등 및 정부 소득배분배정책
미흡함 완화 효과.. 1인 가구 증가에 '공적 부분 불평등 완화 장치' 필요 지적
[파이낸셜뉴스] '소득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경향이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보다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가 크고 노동시장 불평등과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을 보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1인가구 및 한부모가구 비중이 높아지면 이같은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공적 영역의 불평등 완화 장치가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득 수준이 비슷한 사람 간 결혼하는 걸 '소득동질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경향이 약하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동질혼 지수는 1.16으로 OECD 가입국 중 33개국과 대만을 포함한 34개국에서 가장 낮았다. 무작위 결합에 의해 같은 소득분위끼리 결혼할 확률에 비해 16%가랑 많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 동질혼 지수는 평균 1.60으로 같은 소득분위끼리 결혼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소득 수준이 다른 사람끼리 결혼을 하는 만큼 가구 내 소득공유효과는 더 컸다.
우리나라의 불평등 순위를 보면 취업자 근로소득 불평등은 28개국 중 2위, 전체 개인 근로소득 불평등은 8위로 높았다. 하지만 가구 근로소득과 가구 시장소득은 28개국 중 24위, 23위로 불평등 순위가 낮았다.
박용민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에 비해 약한 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1인 가구 및 한부모 가구 비중(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에 힘입어 가구구조도 불평등 완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같은 소득분위끼리" 결혼하는 소득동질혼 경향이 높아지고 1인 가구 등이 늘어날 경우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모의실험 결과도 나왔다.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주요국과 같아진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의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에서 평균 0.396으로 약 1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과 같아질 경우에는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의 불평등 지수는 0.361에서 0.417로 15%나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의 불평등 순위가 10위에서 3위까지 상승하는 것이다.
박 위원은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소득공유효과를 높임으로써 불평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액션을 취할 수 있고 취해야 하는 공적 부분에서 불평등 완화 기제를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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