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 “오피스텔 천국, 베드타운 오명 벗겠다”
파이낸셜뉴스
2023.01.30 10:53
수정 : 2023.01.30 10:53기사원문
주거지역의 2~3배 달하는 상업지역 내 고밀도 오피스텔 주요 원인
상업지역 내 기능 강화 및 주거 비율 하향 도시계획조례 개정 필요
[파이낸셜뉴스 고양=노진균 기자] 상업지역 내 주거용 오피스텔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경기 고양시가 '오피스텔 천국' 오명 씻기에 나선다.
고양시는 상업지역 내 주거용 건축물의 주거 비율을 낮추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상업시설의 공실 우려’ 등의 이유로 시의회에서 부결함에 따라 다시 의회를 설득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상업지역 본래의 기능을 부여하도록 주거용 비율 90%에서 70% 구간은 삭제하고, 주거용 중심 건축물의 용적률은 최대 245%까지 적용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250% 보다 낮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도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은 지정 목적과 기능부터 큰 차이가 있다.
상업지역은 ‘상업이나 그 밖의 업무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역’으로 명시하고 있어, 주거지 환경으로는 적절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현재 2020년 기준 고양시의 오피스텔 주거 비중이 7.9%, 특히 일산동구의 경우 16.1%로, 전국(3.1%), 서울(5.2%), 경기도(3.8%)와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상태다.
이같이 자족시설 확충을 위한 상업지역 내 업무시설 용지가 사실상 주거지역으로 변질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학교 등 필수 기반시설의 부족에서 오는 주거환경 악화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원흥역 및 킨텍스 주변 오피스텔은 초등학교와의 거리가 약 1.4km에 달해 초등학생이 도보로 통학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업지역 주거화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한 입주민들은 초등학교 신설을 교육청에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나, 당초 인구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오피스텔로 인한 초등학교의 신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시는 상업지역에 건축되는 주거시설의 비율을 일반주거지역 수준 이하로 낮추는 조례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20일 개회한 제269회 고양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했지만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의회가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및 오피스텔의 주거 비율을 낮추면, 반대로 상업시설의 입주 비율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공실이 우려되고, 향후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도 우려된다"면서 조례 개정안을 부결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조례 개정안에 대한 반대는 사업자를 대변해 주거지역보다 2~3배 높은 고밀개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면서 "조례가 현행대로 유지된다면 소수의 주택(오피스텔 등) 건설사업자만 이득을 보는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올바른 도시 성장을 위해서도 상업지역 내 주거시설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만큼, 도시계획조례가 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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