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강세, 물가 상승 둔화" 금리 고점론에 힘 실어 …채권 헤지 거래 급감
파이낸셜뉴스
2023.01.31 16:29
수정 : 2023.01.31 1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금리 하락은 물론 채권 헤지 거래도 올들어 빠르게 줄었다. 주식시장 유동성 공급 기대감으로 이어져 국내 증시도 상승랠리가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지 않은 만큼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채권금리 고점론에 무게
채권 대차거래는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채권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어난다.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금리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채권 대차잔고도 빠르게 줄었다. 지난해 말 연 3.722%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월 30일 연 3.271%까지 하락했다.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환율 강세 역시 채권금리 고점론에 힘을 더하는 재료다. 시장은 환율 약세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던 만큼 환율 강세 전환은 물가상승률을 둔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물가 상승을 부추겼던 통화 약세가 강세 흐름으로 바뀌었다"면서 "최근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환율 강세는 물가상승률 둔화를 가속화시킬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올해 하반기 2%대 초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빠른 물가 안정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및 다른 신흥국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 기준금리 연 5.0%"
채권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연 5.0% 수준에서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KB증권은 오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연 4.75~5.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물가 지표 둔화와 연준 인사들의 속도조절 발언도 조기 금리인상 종료에 힘을 더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연준이 5.0%에서 금리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파적 연준위원들이 금리인상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물가지표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전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고점론에 따른 채권금리의 추가 하락에 신중한 분위기다. 중장기적으로 시중금리 방향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단기적으로 시중금리는 반등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중장기적(6개월 전후) 경로로는 하향 안정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1개월 전후)으로 금리가 최근 가파른 하락에 따른 되돌림 과정을 거치며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 전망은 현 수준에서 25bp씩 2회에 걸쳐 5.0%까지 인상된 이후 하반기에 인하되는 것으로 맞춰져 있다"면서 "적어도 현 수준에서 곧바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것이 아닌 추가적인 인상을 거친 이후에야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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