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하자'..나태주 시인 50번째 신작

파이낸셜뉴스       2023.02.14 15:27   수정 : 2023.02.16 16: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그대 같은 사람 하나

세상에 있어서

세상이 좀 더 따스하고

서럽고도 벅찬 봄날이

조금쯤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나태주 시인 시집 '좋은 날 하자' 본문 중에 나오는 시다. 52년간 시를 지어온 풀꽃 시인 나태주의 50번째 신작 시집이 나왔다.

시집 '좋은 날 하자'는 특유의 다정함으로 ‘사랑’을 노래한 신작 시 204편이 수록됐다.

일러스트레이터 오요우 작가가 시들을 읽고 일련의 그림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6컷도 담겼다. 각각의 그림 뒷면에는 나 시인이 그림을 감상하고 직접 손글씨로 적은 시가 인쇄돼 있다.

나 시인은 50번째 신작 시집을 출간하며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을 당시를 떠올린다. 시상식 후 심사위원이었던 박목월 선생을 댁으로 찾아뵈었을 때, 박 선생은 새내기인 나 시인에게 “서울 같은 곳에는 올라오려고 하지 말고 시골에 눌러살면서 시나 열심히 쓰라”고 했고 “나 군도 앞으로 시집도 내고…”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저 같은 사람이 어찌 시집을 다 내겠습니까?’라고 생각했던 나 시인은 어느새 50권의 창작 시집을 출간한 국민 시인이 됐다.


나 시인은 이번 시집을 출간하면서 “이제는 내려놓을 시기”라고 했다. 1945년생으로 팔순의 문턱에 다다른 나 시인은 더 욕심을 내어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시 세계를 정리하며 공고히 한다. 인생, 사랑, 가족, 자연, 문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늙은 시인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시들이 훈계조가 아니라 맑고 부드럽고 따뜻한 언어로 느껴지는 이유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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